◎금하등 쇼크 저가권 매수세 실종/「기관개입」 기대 큰폭하락 없을듯투자자들이 호재에는 둔감한 반면 악재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무기력한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주 중반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한,남북직교역 등 평소 같으면 대형호재로 받아들여질만한 북방 관련 호재가 잇따라 터져나왔지만 투자자들은 극히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주말로 접어들면서 상장기업인 금하방직의 법정관리 신청과 중견 건설업체인 부국건설의 부도소식이 전해지자 저가권의 매수세 마저 실종되는 극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주에는 하루평균 5백95만주만이 거래돼 주식의 환금성이 다시 위협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왔다.
이처럼 증시가 대형 호재에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증시가 올들어 지속되고 있는 시중 자금난이란 큰 물줄기에 휩쓸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증시에 찬물을 끼얹은 금하방직 법정관리 신청도 외형상은 무리한 시설확장 때문이지만 결국은 기업들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단자사간 콜금리와 회사채 수익률이 각각 연 19% 선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유지하는 등 시중자금의 경색현상은 통화당국의 강력한 긴축정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중자금 흐름의 왜곡과 향후 자금수요 초과에서 발생하는 자금 가수요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정부가 물가불안과 선거에 대비,민간여신을 축소 시킴으로써 오히려 민간부문의 초과 자금 수요를 가중 시키고 있다. 또 은행권의 실질적인 민간여신 동결로 제2 금융권으로 자금수요가 집중됨으로써 연쇄적인 파급현상을 초래,궁국적으로는 자금코스트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건비 및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소비자 물가상승과 부동산 건설 경기 호조로 인한 특정부문의 자금회전 확대로 제조업을 비롯한 여타 산업부문은 상대적 자금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민간기업 입장에서 볼때 새로운 사업연도 개시와 함께 경상지출이 증가하고 신규투자 재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여기에 노사 분규와 향후의 불투명한 자금전망이 겹쳐 자금의 가수요를 더욱 촉발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사정은 부가세 영농자금 등 계절적 요인이 해소되면 일시적으로 안정될 수는 있으나 물가불안 등 정책적 요인으로 긴축기조가 계속되면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시중자금 사정을 들어 아주 특별한 재료가 없는한 현 수준에서의 조정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주에도 주식시장은 시중자금의 어려움 때문에 매수기반이 약화되며 투자심리를 계속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 자금난에 따른 수요 빈곤에 따라 「수급이 모든 재료에 우선한다」는 증시격언대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다만 거래량이 크게 떨어지고 주가가 점차 바닥권에 진입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코리아 아시아펀드(KAF)와 증안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에 가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 수준에서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럭키투자 자문 이석룡이사는 『시중자금 사정악화 노사분규 확산 가능성 등 악재가 있으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기회복 신호가 가시화되고 있으므로 점진적인 분할 매수시점 포착에 관심을 기울여야할 것』이라며 관심 업종으로 ▲내재 가치가 좋은 우량 제조주중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가전 반도체 운수장비 ▲그동안 낙폭이 큰 은행주 등을 추천했다.<유영환기자>유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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