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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정치테러 칠레민정 “궁지”/아일윈,집권 2년만에(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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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정치테러 칠레민정 “궁지”/아일윈,집권 2년만에(세계의 창)

입력
1991.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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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10여건… 군 경 간부등 암살/군부세력들 “대통령 축출”시사17년간의 군부통치에 종지부를 찍고 지난 89년 출범한 남미 칠레의 민선정부가 최근의 잇단 정치테러 사건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다.

지난 3월초 한 군의관 부부가 정체불명의 괴한에 의해 피살된데 이어 칠레남부도시의 경찰책임자가 암살되었다.

또 3월말에도 칠레의 저명한 보수파 정치인으로 유력한 차기 대통령후보였던 하이메·구스만 상원의원이 좌익테러단체의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3월 한달동안에만 칠레전역에서 10여건에 이르는 정치테러사건이 벌어지자 과거 권력을 독점했던 군부를 비롯한 보수세력은 즉각 파트리시오·아일윈 대통령정부의 통치능력을 문제삼고 나섰다.

특히 칠레군부는 보수파를 대표하는 거물정치인인 구스만상원 의원까지 테러의 희생물이된 사태와 관련,『민주주의의 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아일윈정부의 축출가능성도 은근히 시사했다.

지난달 29일밤 가슴에 권총 2발을 맞고 인근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한 구스만의원 사건이 종전까지의 정치테러사건과 달리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아일윈정부는 단호한 조치를 요구하는 국민여론에 부응,정치폭력을 소탕하기 위한 특수경찰대를 조직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아일윈정부는 시민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비상사태는 선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아일윈정부를 긍지로 몰고있는 최근의 잇단 정치테러사건은 한편으로는 칠레 현 정치상황의 혼란스러운 한 단면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 17년간 권력을 독점했던 아우구스트·피노체트 군사정권에 의해 억눌렸던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피노체트는 지난 89년의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함으로써 당시 야당 단일후보였던 아일윈에게 어쩔수없이 대통령직을 넘겨 주었지만 임기가 보장된 육군 참모총장직을 고수하며 여전히 「칼자루」를 쥐고 권력을 휘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73년 군부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피노체트는 살바도르·아옌데대통령이 이끌던 좌파정부를 해체시킨 뒤 곧 무자비한 탄압을 시작했다.

피노체트는 군부통치에 항거하던 수만명의 야당인사를 비밀장소에서 처형하고 처형이 곤란한 사람들은 외국으로 강제 추방시켰다고 칠레언론들이 최근 폭로했다.

「데사파레시오스」(실종자)라고 불리는 수천구의 유해들이 칠레 곳곳에 암매장되었는데 90년 6월에는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쪽으로 1천5백㎞ 지점에 있는 유배도시 피사과에서 지구의 유해가 발견되기도 했다.

자유선거를 통해 집권한 아일윈정부는 피노체트에 대한 일반국민들의 해묶은 적대감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과거청산작업을 단행할 수 없었다.

피노체트를 정점으로 한 칠레군부와 보수세력들은 공공연히 쿠데타위협을 가하면서 「데사파레시오스」에 대한 진상조사 조차 거부했기 때문이다.

수십개의 좌우익 정당이 난립해 있는 칠레에서 아일윈정부가 민선정부라는 정통성을 바탕으로 정치안정과 과거청산을 어느정도 성취시켜 나갈지 주목된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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