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전령」 지정생물서 제외/식물로만 계절 관측키로/기상청봄을 알려주는 철새가 서울에는 찾아오지 않고 있다. 도시화와 대기오염의 악화 등으로 인해 1천만의 대도시에서는 벌써 10년째 뻐꾸기 종다리 등 봄의 전령을 관측할 수 없을만큼 수가 줄어들었다.
이들 봄새가 서울을 외면함에 따라 뻐꾸기 종다리 등이 날아든 것을 보고 봄이 왔음을 알려오던 기상청도 동물을 통해 봄이 왔음을 알리던 것을 이제는 중지해야겠다고 말하고 있다.
13일 기상청에 의하면 종합적인 계절기상현상을 판단키위해 1923년부터 봄철 관측지정 동물로 지정,처음 본 시기를 관측해온 뻐꾸기와 종다리가 서울에서 지난 81년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뒤 관측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기상청은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계절을 판단키위해 기후계절과 함께 생물계절관측을 동·식물로 나누어 실시해오던 것을 앞으로는+ 식물계절 관측만으로 단순화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기상청 농업기상과 최진택연구관(44)은 『매년 기상청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송월동과 관악산측후소,조류학자 및 시민들의 제보로 첫 발견일을 집계해 왔으나 82년이후엔 관측이 되지않고 있다』며 『서울에서 종다리·뻐꾸기가 완전히 사리졌는가에 대해서는 학자들과 이견이 있으나 일단 봄을 알리는 징조로서는 가치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종다리는 이른봄 번식기에 하늘높이 날며 지저귀기 때문에 다른새와 쉽게 구별되는데 남부지방에는 3월,중부에는 4월에 각각 날아오며 서울의 경우 지난 30년간 초견일의 평균값은 4월12일이었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79∼81년중 각각 3월4일,3월20일,4월4일에 모습을 보인뒤 관측되지 않고 있다.
뻐꾸기도 인도·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월동하고 4∼5월께 우리나라에 건너오는데 서울지역의 첫발견 평균일은 5월23일이었지만 59년에는 3월27일 일찍 모습을 나타내고 81년 5월20일을 마지막으로 맑고 상쾌한 울음을 들려주지 않고 있다.
반면 같은 기후조건인 이천과 수원의 측후소에서는 종다리가 지난해에도 각각 5월9일과 5월12일에 관측됐으며 뻐꾸기도 5월12일∼16일 모습을 보여 서울에서의 실종이 도시화 및 대기오염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기상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경희대 원병오교수는 『뻐꾸기와 종다리는 제비에 비해 생존조건이 까다로워 서울 등 대도시에서 수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 새들이 완전히 서울에서 모습을 갖춘것은 아니며 근교에서는 소수의 뻐꾸기,종다리를 종종 볼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기상청 정을영 응용기상국장(55)은 『계절은 기상현상의 종합적 표현으로 기온과 결빙 등 기후뿐아니라 생태계의 변화에 의해서도 정의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공해로 생태계가 파괴됨에 따라 봄·가을도 인간이 기온 등으로만 일방적으로 계절을 인식하는 시대가 온것같다』고 말했다.<유승우기자>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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