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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명그룹 “성대운영 포기” 파문/부회장,학교측에 각서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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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명그룹 “성대운영 포기” 파문/부회장,학교측에 각서전달

입력
1991.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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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총회서 재정지원싸고 학생들과 마찰/재단·학교측선 수습의사 보여… 귀추주목성균관대 재단상무이사인 이승무 봉명그룹 부회장(47)이 12일 학교운영 포기의사를 밝혀 학내외에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

성균관대 재단이사 15명중 봉명그룹 관계자는 3명에 불과하나 봉명그룹 명예회장 이동녕씨가 재단이사장이고 부회장인 이씨가 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이부회장의 의사는 성균관대 재단운영권 포기여부와 직결될 수 있는것이다. 지금까지 학내분규가 많았으나 교육부의 개입없이 대학재단이 스스로 경영에서 손을 뗀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포기선언의 배경과 사태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재단관계자들과 학교측은 13일 『학교운영과 관련한 사안은 결코 감정적으로 처리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수습의사를 보여 이 발언이 끝내 운영권 포기로 연결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문제의 발단은 이씨가 12일 하오4시 학생 2천여명이 모인 「학원자주 완전승리를 위한 제2차 학생총회」에 장을병 총장과 함께 참석,학생들로부터 『88년부터 약속했던 3백억원의 재단순수투자를 변호사의 공증으로 약속하라』는 요구를 받은데서 빚어졌다.

이씨는 학생들의 이같은 요구를 받아 들였으나 학생들이 재차 『그동안의 약속도 모두 지키지 않았으니 이번에는 이씨 개인계산을 담보물로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변호사 공증까지 약속했는데도 재단을 믿지못한다면 이러한 풍토에서 학교에 투자한다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2주내로 재단이사회를 소집해 이사전원의 사임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학생들이 재단퇴진각서를 요구하자 장총장의 만류에도 비서에게 각서를 작성토록해 학교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순수투자는 88년 10월 학생들이 재단퇴진 등을 주장하며 45일간 대학본부와 봉명그룹을 점거농성할 때 재단측이 98년 성균관대 건학 6백주년을 겨냥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제시하면서 이를 충당할 9백억원의 비용중 3백억원을 부담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학생들은 그뒤 약속이행을 계속요구하다 지난 2일 본관 2층 상무이사실을 점거,농성하던중 87년 중앙도서관신축 자금가운데 재단이 순수투자하겠다고 약속한 36억원이 학교법인땅인 부산 해운대의 11필지를 이이사장이 3남인 이부회장에게 매각한 돈이라는 사실을 당시매매계약서를 통해 알고 『봉명그룹이 학교소유땅을 아들에게 팔아 생색을 내고 있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며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재단측은 『해운대 땅은 2차례 입찰공고에도 원매자가 나서지않아 이씨가 일단 매입하는 형식으로 중앙도서관 신축비용을 댔으며 이땅은 3개월뒤 부산파라다이스호텔 대표에게 팔았다』고 해명하고 『전체적으로 학교건물이나 시설이 낡아 학생들의 불만이 많은것은 이해하지만 수익사업이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도 수원자연과학 캠퍼스 건립 등 학교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1백30여억원을 투자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재단측은 또 『3백억 순수투자부분에 대해 와전이 있었으나 이씨가 이를 약속하고 비교육적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며 변호사공증까지 받아들였는데 개인재산을 담보로 맡기라는 것은 육영사업의 한계를 넘는것』이라고 말했다.

봉명그룹이 학교운영을 포기할 것인지 여부는 앞으로 열리게될 재단이사회에서 결정되겠지만 사학재단의 투자를 둘러싼 분규가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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