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위기설」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는 일견 소련경제개혁의 최대고비인 「가격혁명」의 진통과 연결돼 있지만,역사적인 일 한 방문을 앞두고 있는 상황과 결코 무관치 않다.고르바초프의 개혁·평화의지와 그 장래를 끊임없이 회의하고 부정하려는 서방보수진영의 「음해」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고르바초프가 중대한 국내개혁일정을 앞둔 시점에는 그의 취약한 지지기반과 국민의 반발,실패가능성이 강조된다. 막상 그가 개혁의 한고비를 넘어서면,거꾸로 그의 「독재성」이 비판되고 개혁의 진전은 무시된다.
국내개혁과 대외문제에 번갈아 손을 대는 고르바초프가 중대평화 외교일정을 발표하고나면 갑자기 쿠데타설,실각설이 대두한다. 「독재적 권능」을 비난받던 고르바초프가 마치 일시에 모든 장악력을 상실,정치적 입지가 위협받는 처지인양 비쳐지는 것이다.
여기에 『다 망가졌다』던 소련이 어디서 힘이 생겼는지,근거도 불분명한 「극동해군증강」 등 군사력확대에 관한 보도가 양념처럼 등장한다.
국제질서논의 상대로서의 고르바초프의 「가치」와,그의 평화·화해외교의 진의를 회의케할 이같은 실각설,군사력 증강설은 외교이벤트에서 역사적 결실이 나오는 것과 함께 사라진다. 그리고 초점은 다시 소련국내의 「암담한」 현실로 돌려져 「음해」 패턴은 원점에 다시 되풀이 된다.
고르바초프개혁은 당초부터 소련체제의 위기에서 출발했고,위기상황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는 집권 6년간 소련역사상 가장 괄목할 민주화개혁을 이룩해왔다.
동시에 노벨평화상이 상징하듯,냉전체제 타파를 통한 세계평화질서를 개척해왔다.
지금도 그는 소련의 개혁과,이를통한 세계평화구현을 계속 추진할수 있는 비전과 역량을 지닌 유일한 인물이란 것이 공정한 평가다.
고르바초프는 최근 독일 슈피겔지와의 회견에서 서방보수진영의 「음해」에 대해 『냉전세력은 아직 완전히 굴복하지 않았다』고 규정했다.
그리고 링컨의 말을 빌려 『모든 비판에 대응하려면 일할시간이 없을 것이다. 나의 모든 역량은 새로운 국가건설에 바쳐졌고 이를 이루면 모든 비판은 잊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소련」과,변화하는 세계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고르바초프에 대한 「음해」의 실체를 인식하는 것이 절박한 과제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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