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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형 인구정책(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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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형 인구정책(사설)

입력
1991.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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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11월1일을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의 인구 및 주택조사 결과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문제점을 제기해 주고 있다. 인구증가율이 80년의 1.67%에서 0.98%로 줄어들고,앞으로도 계속 감소추세에 있는 것은 경제와 사회발전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겠으며,급속한 핵가족화도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식구조의 변화에 따른 자연추세의 한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구증가율이 0으로 기대되는 2021년까지는 어쩔수 없이 과밀상태를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핵가족화의 심화는 주택정책 추진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안겨줄 것으로 예기된다.85년에 가구당 4·2명이던 평균 인원수는 90년에 3·8명으로 줄어들었는데 이러한 핵가족화 현상은 갈수록 더 심해질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의 인구통계를 분석하면서 무엇보다도 가장 심각한 문제로 부각된 것은 인구의 수도권집중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6대 도시(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의 지난 5년간 인구증가세는 85년의 17.6%에서 12.7%로 둔화조짐을 뚜렷이 하고 있지만,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서울·부산·대구를 제외한 딴 3개 도시는 여전히 2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더욱이나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의 부천·광명시 그리고 고양·용인·이천·파주 등 서울인접군의 증가율이 매우 높은 폭이어서 수도권 인구비중이 전체의 42.7%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85년의 39.1%에서 3.6포인트나 올라선 것이고 지난 5년간에 늘어난 인구의 90% 이상이 수도권으로 몰려 들었음을 말해준다.

이러한 수도권 인구의 지속적인 팽창은 정부의 인구정책과 경제·사회·문화 모든 분야에 있어서의 정책방향이 인구의 지방분산은 커녕 중앙집중을 방조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아직은 사회문제화될 단계에 까진 이르지 않았으나 남아선호경향이 통계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사실과 노령인구의 꾸준한 증가세는 멀지않아 적지않은 우리사회의 문제거리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대 남아의 성비는 90년 현재 0∼4세에서 1백10대 1백15로 높게 나타나고 있고 당국의 강력조치가 수반되지 않는한 남아선호경향은 멀지않아 성별간의 큰 불균형 상태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또 65세 이상의 노령인구는 평균수명의 상승과 낮은 출산율 때문에 계속 늘어날 전망이어서 부양비의 상승도 상승이지만 노인복지,노인의료,노인수용문제 등 정부와 사회가 새로운 정책추구를 필요로 하게될 분야를 제공해줄 것 같다.

인구증가율의 감소현상은 멀지않아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를 후진국형인 「피라미드」형에서 선진국형인 「항아리」형으로 전환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그에 따른 새로운 사회문제의 부각도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하므로 수도권 인구집중 현상의 완화방안 등을 비롯한 인구정책의 수립과 추진에서 당국은 보다 과학적이며 실효성 있는 연구가 있어야 할 줄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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