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4백여명 구성… 철군감시·치안유지 담당걸프전 종전을 위한 세부사항을 명시한 유엔결의안 제687호에 이어 유엔평화 유지군이 이라크쿠웨이트 국경에 파견됨으로써 전후처리 작업이 본궤도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미군주도 다국적군은 이라크 남부 점령지역에서 철수하게되며 중립적이 유엔평화 유지군이 이라크쿠웨이트 국경에서 북쪽으로 9㎞,남쪽으로 4.5㎞에 걸친 비무장지대에서 철군감시및 치안역할을 떠맡게된다.
페레스·데·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2월말 잠정적 종전이후부터 20여 회원국들과 접촉,3천명 가량의 유엔평화 유지군과 잠시단을 언제라도 파견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온 것으로 알려졌다.
UNIKOM (United Nations IraqKuwait Observation Mission)이라는 이름의 이라크쿠웨이트 파견 유엔 평화유지군은 3백명의 비무장군인,6백80명의 보병과 공병 등 총 1천4백40명 가량으로 구성되며 연 예산은 1억1천만달러 정도로 알려졌다.
또한 쿠르드족난민 문제가 심각히 대두되고 있어 유엔 평화유지군과 감시단이 이라크와 터키,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경에도 곧 파견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평화유지군의 책임자는 유엔 사무총장 산하 특별정치국의 마렉·골던 사무차장. 영국 출신인 골던 차장은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이란이라크 종전 감시팀을 성공적으로 지휘해 그 역량을 인정받은바 있다.
UNIKOM의 사령관은 오스트리아인 건터·그린들 장군으로 과거 키프로스와 골란 고원 파견 유엔 평화유지군을 이끈 경험이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의 강화·확대 방안은 세계적 군축무드와 더불어 지난 수년간 꾸준히 논의돼 왔는데 이번 중동파견을 게기로 그러한 움직임이 한층 구체화 할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걸프전에서 유엔 군사참모위의 부활을 주장하며 다국적군에 참여하기를 거부했던 소련이 유엔 평화유지군과 관련해서는 다양하고 의욕적인 여러가지 개헉안을 제시하고 있어 크게 주목되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을 분쟁 후 뿐만아니라 분쟁이 가능한 지역에 미리 파견,무력충돌을 예방하도록하며 일단 유엔군이 파견되면 당사국들의 의견과는 관계없이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의해 그 철수시기를 결정하도록 하자는 제안이 그중 하나다.
또한 어느 한쪽의 요구가 있을때도 그 국가의 방어를 위해 파견할 수 있도록 하며 과거 육·공군으로만 한정돼왔던 유엔군에 해군력을 보강시키고 유엔군 훈련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유엔 예비군도 갖추자는 등 급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더욱이 전통적으로 미·영·소·불·중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군대를 제외해왔던 유엔 평화유지군에 이들 5개국 군대도 포함시키자는 제안을 하고있는데 이는 이번에 실제로 받아들여졌다.
이는 유엔 안보리 5개국의 팀워크를 강화시킴으로써 개개국가의 개인플레이를 줄이자는 내용으로 미국의 주도를 견제하자는 의도이며 대부분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중국 역시 조심스럽게 나마 그러한 소련의 제안에 적극동조 해왔다.
중국은 과거 천안문사태로 실추됐던 국제적 위상을 걸프전을 통해 크게 회복한터라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그여세를 한층 몰아갈것으로 전망된다.
영국과 프랑스도 유엔 평화유지군의 활동에 적극 조력할 뜻을 표명하고 있는데 이는 걸프전 동안 두드려졌던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위해서이다.
유엔의 다양한 활동에 커다란 돈줄이 돼왔던 일본 역시 유엔 평화유지군의 활성화를 계기로 자위대의 해외파병이나 그와 유사한 조치를 실현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유엔의 결정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 이사국의 대다수와 경제강국 일본,그리고 중동을 포함한 제3세계의 광범위한 합의속에 유엔 평화유지군의 강화·확대가 걸프전 종전처리를 통해 한층 구체화할것이라는 결론이 가능해진다.
「지역분쟁의 해결사」 「세게평화와 안전의 수호자」로서 유엔의 존재가 이라크쿠웨이트 국경에 꽃히게될 유엔기를 신호로 다시금 제자리를 찾기위한 여정에 오른것이다.【뉴욕지사=송혜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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