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땅값상승이 이익률보다 높자 투자위축/근로자는 집값솟은 88년부터 이직 크게늘어큰폭의 땅값상승이 기업의 투자의욕을,그리고 큰폭의 집값상승이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각각 꺾어놓고 있는것으로 지적됐다.
11일 산업은행이 발표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성 제고방안」에 따르면 기업인들의 투자의욕은 제조업 경상이익률이 땅값상승률을 웃돌았던 86년까지는 매우 활발했으나 그 이후 땅값상승률이 제조업 경상이익률을 크게 앞지르면서 크게 위축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을 지어 기업을 경영하는게 땅을 사두는 것보다 이윤이 많은때는 투자의욕도 넘쳤으나 땅쪽의 이윤이 많아지면서 투자의욕이 적어지며 돈도 땅쪽으로 흘러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공장을 운영해 나오는 이익률은 85,86년의 경우 각각 8.4%와 9.1%로 같은해의 땅값상승률 7.0%와 7.3%를 웃돌았다. 그러나 87년 들어서서 부터는 땅값이 큰폭으로 올라 87년의 경우 땅값은 14.7%가 오른 반면 기업경상이익은 9.4%가 느는데 그쳐 5.3%의 차이가 났다.
이 차이는 그후 더욱 벌어져 89년의 경우 땅값은 32.0%나 올랐으나 기업경상이익은 고작 4.9%가 늘어 땅값상승률이 제조업 경상이익률의 6.5배에 달했다. 90년의 경우에도 아직 제조업 경상이익률이 산출되지는 않았으나 그 격차는 매우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기업인들이 투자를 되도록이면 기피하거나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게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근로자들의 경우에도 87년이후 활발한 노조활동으로 상당한 임금상승이 이뤄져 근로의욕의 고취를 기대할만 했으나 집값이 지나치게 뛰어 효과가 상쇄돼버린 것으로 지적됐다.
87년엔 명목임금이 11.6% 오른반면 집값(소형아파트 기준)은 6.9% 오르는 데 그쳤다. 88년엔 그 순서가 바뀌어 명목임금이 19.65 올랐으나 집값은 22.0%나 뛰었다. 임금이 올라도 집값이 덩달아 뛰니 임금인상에 따른 소득증대 효과가 별 의미없게 돼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에 따라 88년부터는 생산현장을 떠나는 이직률이 새로 들어오는 취직률보다 더 높아졌다. 갈수록 들어오는 사람보다 나가는 사람이 많아져 90년 상반기의 경우엔 이직률이 3.98%,취직률이 3.26%로 그 차이가 0.72포인트나 벌어졌다. 근로의욕의 감퇴는 제품불량률에도 그대로 나타나 88년에 3.1%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엔 6.2%로 곱절이 늘었다.
부동산투기에 따른 이러한 투자·근로의욕의 위축이 국내상품의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맥락에서 지적됐다는 점에서 이번 분석은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34%,일본의 2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됐다. 88년의 경우 국내제조업의 부가가치생산액을 1백으로 했을때 미국은 2백99,일본은 4백69,대만은 1백42로 나타났다.
이러한 생산성의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투기를 잡는것 외에 사회간접시설의 확충,효율적인 기술개발체제 확립 등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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