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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1.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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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사회 풍조에 큰변화가 일고있다. 80년대를 풍미하던 「여피」(신흥 부유계층) 문화가 사라지고 뒷전에 밀렸던 전통문화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화려함과 사치대신 소박과 검약이 선호되고 입신과 부의 과열추적보다 안락한 가정이 우선된다. 이기적인 물질주의도 기세가 꺾이면서 공동체에의 기여가 증대하고 있다.◆시사주간지 타임지와 CNN 텔레비전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성인 5백인 대상)에 따르면 69%가 템포 빠른 생활보다는 시간여유가 있는 생활을 원하고 89%가 직업의 노예가 되는 것보다는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생활수준의 유지를 위해 2,3개의 일자리를 갖고있는 복수취업자가 7백만명 이상,전체 취업자의 약 6%. ◆생활수준의 하향조정에 따라 사치품·고가품의 판매가 크게 감축되고 있다. 「여피」의 상징이었던 독일제 승용차 BMW의 판매가 지난해 6만3천6백대로 85년에 비해 28%난 감소했고 서민용인 일제혼다는 71만6천5백대로 29.7%나 늘어났다. 그러나 자선헌금이나 지역사회 활동에의 자원봉사 등 사회기여도는 높아졌다. 개인의 자선헌금액은 89년 1천1백47억달러,전년보다 10% 증가했고 지역사회 자원봉사 시간도 23%가 증가했다. ◆미국사회의 이러한 전통가치에의 회귀는 87년 뉴욕증시 붕락과 뒤이은 경기의 저조와 걸프전쟁중 등에 영향 받은바와 컸다는 것. 증시는 「여피」들의 우대. 뉴욕파동후 대규모 감원선풍이 일었고 기업인수·합병도 자취를 감췄으며 주가는 하락,「여피」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겨줬다. 또 50만파병군의 생사가 걸려있었던 걸프전은 인생관을 재고케했다. ◆투기의 불노소득이 부추기는 우리의 과소비풍조는 걸프전중 다소 숨을 죽이는듯 하더니 재연되고 있다. 가치관의 회귀가 올수 있을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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