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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당 탈피” DJ의 대권포석/「신민호」 출범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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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당 탈피” DJ의 대권포석/「신민호」 출범 배경과 전망

입력
1991.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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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 수혈 비호남 발판 기대/양당구도 정립 겨냥… 광역의회선거에서 판가름/일부선 “분장에 불과… 야권분열 고착화” 견해도신민당의 출범은 신민당의 모태인 평민당과 김대중총재에게 주어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데서 비롯되었다. 강한 지역적 멍에와 이로인한 자기기반의 고착화를 탈피해 취약지역에서의 세보강을 꾀한뒤 정국을 양당구조로 몰고가 93년의 대권을 겨냥하겠다는 것이다.

평민당은 자신들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호남당으로 등식화되어왔고 김총재 역시 지역성 등으로 인해 지지확산의 한계를 감내해야만 했다. 게다가 지난 여름 야권이 심혈을 기울였던 야권통합마저 사실상 무산돼 민자당 태동으로 인한 반사이익까지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던게 평민당이 처한 그동안의 현실이었다.

따라서 신민당출범은 평민당과 김총재가 주어진 상황에서 취할수 밖에 없는 힘겨운 선택이라고 볼수있다.

신민당은 지난 88년초 총선직전 단행한 재야의 수혈이 4·26총선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던 선례가 되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

즉 영남과 충청·강원 등 취약지역에서 다가올 광역의회선거때부터 교두보를 확보해 그 씨앗을 14대 총선에서 거두고 이를 곧바로 93년의 대권고지에 연계시키겠다는 것이다.

신민당이 통상 1천명 안팎인 대의원수를 3천여명으로 늘려잡고 신민주연합측이 발기인을 5천여명으로 한것 등은 세확장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양적 팽창이 질적충실까지를 수반할지는 좀더 두고봐야겠지만 신민당이 취약지역을 주대상으로해서 세보강을 꾀하고 있는것만은 틀림없다.

신민당은 1차 시험장을 6월의 광역의회선거로 잡고 있다. 신당에 참여한 많은 인사들에게 취약지역에서의 출마를 권유하고 있고 서울과 수도권을 주전장으로 삼아 한판승부를 겨루겠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신당에 참여한 인사중 1백50∼2백명 정도가 광역의회선거에 나가게 될 것』이라면서 『주로 취약지역에서 싸울 이들은 당락에 관계없이 신민당의 기초토양을 일구는데 있어 상당한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민당은 정당공천이 배제되고 정당관여가 허용되지 않는데다 인물과 자금난 등의 구조적인 취약점 때문에 소기의 성과를 얻지못했던 기초의회선거결과를 광역의회선거에서 만회해 올후반기부터 정국 주도력을 강화하려하고 있다.

만약 광역의회선거 결과가 신민당의 계획대로 달성될 경우 신민당은 그 여세를 몰아 세를 바탕으로한 야권통합을 추진하려할 것이고 정국을 민자대 반민자로 끌고가 반민자의 맹주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김대중총재가 야권통합문제에 대해 『신민당출범은 통합의 1단계 조치이고 계속해서 본격적인 통합이 시도될 것』이라고 한 대목도 이같은 계산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신민당의 한 최고위원도 『이제 더이상 당대 당통합협상 같은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정국을 양당구조로 몰아 민주당을 포위해갈 계획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신민당이 앞으로의 시운전과정에서 가장 비중을 둘 부문은 지역적 한계의 극복과 지지계층을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넓혀가는 것이다.

김대중총재는 최고위원 인선에서 호남출신 평민당부총재였던 허경만·홍영기의원을 배제시켰고 영남출신 인사를 4명(최영근 박일 김말룡 최성묵)이나 지명했다. 또 당의 정강정책에 중도개혁 정당임을 표방했고 여성과 젊은층을 의식해 많은 배려를 했다.

정치권에의 동참을 꺼렸던 순수 재야인사와 목사,교수,학생운동권 및 여성계출신 등의 지식인이 많이 동참하고 있다는게 신민당측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들의 동참이 신민당의 명분확보에 큰 역할을 할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민당출범을 김총재의 고육지계라고 부르고 있고 출범과정에서 당내 통합서명파를 중심으로한 반발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또 친평민성향이 주로였던 재야인사들이 기대했던 만큼의 도움을 김총재와 신민당에 줄지 여부도 좀더 지켜봐야 한다.

통합서명파들은 신민당출범이 야권분열을 고착시켜 통합운동을 더욱더 어렵게 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민당출범을 평민당의 환골탈태 보다는 모양새 갖추기의 분장정도로 보고있으며 광역의회선거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신민당에 기울인 노력이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신민당의 한 중진이 솔직히 시인하듯이 『이렇게라도 하는게 평민당으로 그대로있는 것보다는 분명히 낫다』는 점이다.

신민당은 19일부터 시작되는 4월 임시국회에서 강도높은 원내투쟁을 통해 「얼굴알리기」 작업을 한뒤 6월 광역의회선거에서 1차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민당에게는 광역의회 선거결과가 출범에 대한 1차 성적표가 된다.

이 1차 성적표에 따라 김총재의 14대 총선전략과 뒤이은 대권전략이 좀더 구체성을 띠어갈 것으로 보인다.<이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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