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태시대」 주도국 부상/우의 재확인… 대북우위 굳혀/소 최고지도자로선 남북한 합쳐 사상 첫 방문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방한은 한소수교 6개월만에,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한소양국 정상의 첫만남이후 10개월만에 이뤄진 우리 외교사의 획기적인 사건이다. 방한의 일정과 지역 등 방한방식으로 볼때 다소의 이견도 제기될수 있으나,청와대측의 설명처럼 「소련의 산적한 국내문제와 시간상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노태우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이후 4개월만에 소련 최고지도자의 답방이 이뤄졌다는 것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소련 최고지도자로서는 한소관계사상 최초의 일이며 이는 남북한 통틀어서도 처음있는 일이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방한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한국의 위상제고와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지역서의 평화와 안정에 긍정적에 계기로 작용할것이 확실시된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방한은 다각도의 긍정적 의미를 지닌다. 우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문제가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으로 태동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수있다는 점이다. 국제정세의 급변속에서도 아시아·태평양지역은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멀리떨어져 최근까지 조용한 지역으로 머물러왔다. 지난 89년 북경의 천안문사태가 있었으나 그로부터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와 독일통일 등으로 유럽의 정치지도가 바뀌는 엄청난 변모가 있었고,지난해 8월부터 금년 2월까지 걸프전사태로 국제정세의 큰 흐름은 아시아지역밖에서 주도돼왔다.
그러나 멀지않아 중국의 강택민 총서기가 모스크바를 방문,역사적인 소중정상회담을 개최하고.일·북한간의 수교협상이 한창 진행중에 있으며 소련과 일본관계도 4월16∼19일 사이 양국간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을 단계에 와있다.
여기에 오는 가을 서울에서 APEC(아시아·태평양 각료회의) 회의가 개최돼 아시아·태평양의 12개 국가 외상이 방한할 예정에 있어 국제정세의 신이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회귀하는 시점에 이르고 있다.
다음으로는 바로 이같은 시점에 한국과 동북아 지역의 중요성이 부각된다는 점일것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정의 관건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며,이곳에서의 문제가 타결되지 않는다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물론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국제정세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 다음으로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의 급부상과 우리의 전방위외교가 본격적으로 개화된다는 점일 것이다.
소련은 미소로 대칭되는 초강대국중의 하나이며 특히 고르바초프대통령은 국제정세를 주도하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10개월여만에 3차례나 양국간에 상대국방문과 답방이 이뤄진다는 것은 우리의 전빙위 외교의 영향력을 십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수있을 것이다.
이밖에는 노대통령의 국내외적 이미지에 대단히 긍정적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노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이후 화려한 북방정책과 수차례 정상외교의 성공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바 있다. 또한차례 국제 외교가의 예상을 깨고 노고르비의 회담을 이끌어내 국제적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게 됐다.
또한 남북한 관계에서 우리의 우위가 여실히 반증되고 있다는 점을 들수가 있을 것이다. 북한은 소련과 오랫동안 우의를 다져온 맹방이었으며 지난 86년10월 김일성 북한주석이 모스크바를 방문,한차례 고르바초프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이래 수차례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방북초청했으나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의 고르바초프대통령 방북 초청사실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노대통령에게 직접 밝힌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의 고위당국자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61년5월과 65년2월 두차례 코시긴 당시 총리의 경우가 고작이었다.
양국정상은 이번 제주도 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안정과 쌍무관계를 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간에는 지금 아무런 현안이 없는 시점이므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의 우의 재확인과 협력증진 방안 등 미래지향적 문제에 초점을 맞출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안은 없다하더라도 이번 제주도 회담에서는 우리의 유엔가입문제 남북대화 북한의 핵안전협정(IAEA) 체결문제 등이 심도있게 논의될것이 확실하다. 이미 합의된바있는 양국간 경협문제에 있어서도 그 추진방향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고르바초프대통령 방한이후 동북아 정세는 일단은 한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리라는 전망을 할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은 한소정상회담이후 5,6월께 미국을 방문,부시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걸프전이후 국제정세를 광범위하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일본방문도 함께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동북아 지역의 주도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볼수있다.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에 따른 이번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답방으로 한소양국은 수교에 걸맞은 실질적 우의관계를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셈이 됐다. 양국은 정치·외교·경제·문화 등 제반분야에서 더욱 두터운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게 될것이 틀림없다.<이종구기자>이종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