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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 문화정책 분명하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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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 문화정책 분명하게(사설)

입력
1991.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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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차 없이 몰아치는 개방의 물결은 외국만화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특히 일본만화는 복제품 등이 다량으로 나와, 어린이들의 정서생활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는 실정이다.수입개방과는 무관하게 일본의 대중문화는 무차별ㆍ무분별하게 우리나라로 유입된다. 대중가요는 가라오케를 앞세워 침투하였다. 퍼래벌라를 통해 일본 TV프로그램은 우리네 안방으로 직접 찾아든다. 영화와 공연예술만이 겨우 금지의 벽을 쌓아 막아내고 있는 정도이다. 그런데 이번엔 만화의 차례인가.

일본을 포함한 외국과의 문화교류는 의당 있어야 한다. 다만 한일간의 특수한 역사관계를 고려하여 신중을 기하자는 것이다. 입맛이 비슷하다고 무턱대고 저질의 대중문화를 마구 받아 들인다면 우리는 고스란히 앉아서 피해를 입는다. 정신적 손상도 크지만 국내시장에 대한 위협은 물량공세 때문에 막아내기에 벅차다. 대중가요나 TV는 지각있는 어른을 대상으로 번져 간다. 만화는 어린이가 주된 상대이기 때문에 다각적인 대응책이 충분하게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 서둘러 문을 열어줄 이유나 필요가 하나도 없다.

일본만화의 수입여부를 놓고 문화부와 만화인들이 논란을 벌임은 시기가 시기인만큼 매우 민감한 반응을 일으킬만 하다. 발단은 「사전심의제」에 있다고 알려졌다. 사전심의제를 시행한 까닭은 「불건전 외국만화의 유통을 막고 문화교류 차원에서 건전한 것은 수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만화인들은 수입의 공식화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이 논란과 별개로,국내시장에선 벌써 일본만화를 베껴먹는 파렴치한 상행위가 성행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수지가 있으면 장사가 따르게 마련이라고 하나,이런 몰지각부터 먼저 근절함이 옳은 일이다.

문화부는 대일 문화정책의 골격을 뚜렷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을 줄 안다. 외국 만화사전심의제도 그 의도를 좀더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수입금지가 확고하다면 사전심의 자체가 무의미하다. 저질의 유통은 차단하고 건전하면 수용한다는 해명은 애매하게 들린다. 그러니 혼란과 논란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대중문화의 유입과 파급은 한번 터주면 봇물처럼 그 효과가 빠르고 넓다는 것을 이 기회에 거듭 상기해야 한다. 경제의 의존에서 대중문화의 종속현상까지 겹친다면 우리의 자존에 스스로 먹칠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너무나 확연하다. 시한을 정해서라도 막을 것은 막아야 한다.

우리 만화인들도 유입에 반발하는 정열 이상으로 자기 각성에 채찍을 가해 마땅한 일이다. 내부의 저질을 우선 추방해야 밖에다가 떳떳이 할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만화마저…」 하는 절규를 남기고 쓰러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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