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나 정책이 바뀌면 국민들은 으레 기대를 걸게된다. 그래서인지 정치인들이나 행정의 책임자들은 새제도 도입이나 색다른 정책을 남발하는데 골몰하는지도 모른다. 막상 시행하고보면 별다른 결과도 없이 괜한 부작용과 역기능만 야기해 실망을 하게되는 것을 보면 그 책임이 새것을 내놓은 쪽에 있는 것인지,무턱대고 새것에 기대를 거는 쪽에 있는 것인지를 새삼 생각케 한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우리교육 40여년」사이에 10번이나 바뀐 대학입시 제도다. 새로운 대학입시 제도가 나올때마다 「이번만은 완전한 것이겠지」하는 기대를 우리는 늘 가져왔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설정에 맞는 대학입시 제도하나 정착시키지 못했다. 교육부가 지난 2일 내놓은 새 대학입시 제도도 94학년도에 실시해 보면 드러나겠지만 결코 예외가 아닐게 분명하다. ◆그 원인을 따져보면 입시제도를 우리 교육이 앓고 있는 「만병의 특효약」으로 기대를 거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입시제도는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일 뿐이다. 그것은 대학에 갈만한 수험생을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가려낼수 있는 제도면 족하다. 그런데도 교육정책을 주무르는 사람들이 입시제도를 바꿈으로써 교육의 고질병을 단칼에 해결해 보겠다는 엉뚱한 발상을 한다는데서 문제는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왜곡된 고학력 풍조하는 뿌리깊은 병인에서 야기되는 교육의 고질병들이 입시제도를 바꾼다고 근본 치유가 될리 있겠는가. 더구나 당해연도 고졸자의 83% 정도가 대학을 가야겠다고 아우성치는 우리 실정에서는 입시제도를 바꿔본들 사정이 크게 나아지는게 아니다. ◆이러한 교육문제의 본질을 외면한채 「연 2회 수학능력시험제」다 하며 새제도 도입에만 주력하는 교육부 더 나아가서는 정부의 「한건주의」가 그래서 한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새 제도가 시행돼서 온갖 부작용이 터져나올때는 그 제도를 도입한 정책입안자와 행정 책임자는 책임질 위치에 있지않게 되니까 피해는 국민들만이 감내해야 한다. 재임 기간동안 새로운것을 해봤다는 「한건주의」가 정치와 행정에서 사라지는날,우리 교육과 행정은 본궤도를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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