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냉·말리 개혁후 확산 조짐/민주 경험없는 나라들 개혁추진 앞서/아주인각성 원동력 각국 압력도 한몫검은대륙 아프리카에 민주화개혁의 세찬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2월 상아해안의 베냉국이 처음으로 다당제를 실시함으로써 시작된 아프리카의 민주화는 지난달 베냉에서 일어난 아프리카 최초의 선거혁명과 말리의 독재자 무사·트라오레의 실각을 계기로 더욱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실시된 베냉의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개혁파총리인 니세포레·소글로가 72년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마티외·케레쿠대통령을 누르고 당선,아프리카대륙에서는 최초로 선거를 통해 정권을 교체한 「선거혁명」을 이룩했다. 또한 지난달 26일에도 68년 군사쿠데타로 집권한후 22년간이나 국민들의 개혁요구를 거부하며 독재를 누려온 말리국의 트라오레정권이 군사쿠데타로 무너졌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동구개혁이 충격에 의해 촉발돼,열악한 경제사정을 기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아프리카의 민주화는 과거 식민지시대의 정치적 유산에 따라 그 진행속도를 달리하고 있다.
식민지시대에 아프리카를 분할통치했던 서구열강들중 민주주의의 경험이 부족한 포르투갈의 지배하에 있었던 카보베르데 등 5개 국가가 가장 빠르게 민주화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베냉 등 14개국중 절반가량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반면에 가장 민주주의의 경험이 풍부한 영국의 통치를 받았던 보츠와나 등 14개 국가중 단지 2개국만이 다원주의 개혁작업을 하고 있다.
서부유럽의 낙후국 포르투갈은 식민지의 아프리카인들을 위해 어떠한 정치적 훈련도 시키지 않았으며 그 결과 포르투갈에서 독립할 국가들에는 유능한 행정가나 정치조직이 없었으며 민주화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열악한 정치경제적 상황이 이들 국가의 민주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대서양의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이미 지난해 9월 일당독재를 포기했다. 이어 지난 1월에는 신생야당 「민주운동」이 첫 자유총선에서 집권당을 물리쳤으며 2월에는 야당후보 안토니오·몬테이로가 대통령에 올랐다. 상투메프린시페공화국에서는 지난 1월 신생야당이 의회의 다수의석을 차지했다.
동부는 모잠비크는 지난해 12월 새로운 민주헌법을 채택했으며 이에따라 야당이 합법화되고 군대내에 존재했던 집권당조직이 해체됐다. 기니비사우와 앙골라는 아직 민주화가 이뤄지지않고 있다.
중앙집권화된 대통령제를 프랑스로부터 물려받은 국가들은 그동안 야당세력이 미약해 대부분 1당지배체제를 지속해왔으나 이러한 추세도 반전되고 있다. 경제원조와 연결된 프랑스 정부의 민주화압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봉은 지난해 독립이후 첫 다당제총선을 실시했으며 7개 야당이 의석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코트디부아르도 지난해 5월 공식적으로 일당체제를 폐기했으며 콩고에서는 지난 2월 민주화논의가 활발해지면서 70여개의 야당이 탄생했다. 영국은 식민지에 의회제도를 심으려했으나 단지 보츠와나에서만 성공을 거두었다.
90년대 들어와 가속화되고 있는 아프리카의 민주화는 가난한 아프리카에 원조를 제공하는 과거 식민지종주국의 압력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 대한 아프리카인의 각성이 그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은 새로운 변화다.<남경욱기자>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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