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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다툼」에 「통치권강화」대응/「박철언 월계수회 결별」배경·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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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다툼」에 「통치권강화」대응/「박철언 월계수회 결별」배경·파장

입력
1991.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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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대구합의」등에 빌미 제공 판단/박 장관 실각·일시후퇴 갈려/YS엔 강경대처 경고 의미6공정부 출범후 여권내에서 「실세」로 부각돼온 박철언 체육청소년부장관이 6일 그동안 관여해온 월계수회와의 「결별」을 공식선언함으로써 여권은 물론 정가에 예민한 파장을 낳고 있다.

박장관은 그동안 월계수회의 고문직을 맡아 사실상 여권내 최대의 사조직을 주도해와 이를 차기 후계구도와 연계시키려는 시각이 적지않았다. 따라서 그가 공식적으로 월계수회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한 것은 여권내 권력변화여부 및 향후 후계구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가에선 그의 고문직 사퇴가 「정치적 실각」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시후퇴」를 겨냥한 전략의 변화인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박장관의 전격사퇴 선언이 독자결정이라기보다 노태우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는게 정설이어서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박장관은 이날 자신의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배경에 대해 『월계수회가 마치 대권도전에 대비한 사조직으로 비쳐지고 있고 나와 월계수회에 대한 온갖 오해와 부정적인 억측이 제기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지난달 15일 월계수회 회장단과 거취문제를 협의할 계획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초의회선거가 진행되고 있었고 그후에도 여러사정이 있어 사퇴시기를 미뤄오다가 지난 4일 일부 언론에 「월계수회 해체」 문제가 보도됐기 때문에 조기진화를 위해 6일로 앞당겨 사퇴를 선언하게 된것이라고 박장관은 밝혔다.

하지만 박장관의 이날 사퇴는 최근 월계수회 및 이 조직과 관련된 여권내 인사들의 정치적 행보를 놓고 박장관의 차기대권 도전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남에 따라 촉발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지난달 11일에 열린 소브차크 레느그라드시장 초청세미나에서 나창주의원이 박장관을 「떠오르는 태양」으로 지칭한 것이나,금년들어 월계수회를 확대 재정비하는 한편 대지회결성 등으로 원내세력 확보에 나서면서 여권내에서 문제점이 지적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보고받은 노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저녁 김복동(처남)·금진호씨(동서)와 박장관(처고종사촌)을 청와대로 불러 월계수회 행보 및 친·인척문제 등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집안에서 나 하나면 된다. 차기 대권은 더이상 군출신은 안된다. 친·인척들이 「대권을 노린다」는 오해를 받지않도록 하라』며 친·인척의 정치적행위 「자제」를 당부했다는 것.

노대통령은 그 이튿날 서동권 안기부장·정해창 비서실장·김윤환 민자사무총장·손주환정무수석 등을 불러 전날 저녁의 회동결과를 설명하면서 『앞으로 박장관이 월계수회에서 손을 떼도록 지시했다』며 통치권자로서 「교통정리의지」를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노대통령의 이같은 「지시」와 본인의 「결심」이 나오게 된 정치적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돼있다.

우선 여권내부에서 이미 차기후계구도를 둘러싼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데다 오는 6월 광역의회선거이후 민자당 각계파간의 본격적인 쟁투가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6공 후반기 레임덕현상을 차단하겠다는 통치권 강화차원의 포석이라고 풀이된다.

최근 김영삼대표와 김대중 평민총재의 「대구합의」가 나온배경도 따지고보면 박장관 주변의 발빠른 행보와 무관치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다음은 노대통령 자신이 마치 박장관을 내막적으로 지원하거나 그와 관련된 정치적 행위마저 묵인하고 있다는 「오해의 시각」이 확산될 경우 통치권자로서 권위손상은 물론 집권후반기 운신의 폭이 좁아질뿐더러 김대표의 민주계측으로부터 후계구도 조기가시화란 선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소지가 커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겠다는 생각인듯 하다.

따라서 박장관의 월계수회 불개입 「지시」는 「자제성 주의환기」이며 내면적으로는 김대표측에게도 「강경대응」의 경고의미가 함축된 양면전략이라고 분석된다.

끝으로 노대통령 자신이 표면상으로 나마 박장관과의 「공적관계」를 정리함으로써 여권결속 도모와 함께 친·인척 문제로 야기되는 정치적 부담감을 극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박장관은 6공 출범이래 노대통령을 직·간접적으로 보좌,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점도 있지만 이와 반비례해 TK분열 및 민정계 등 순수여권에선 「장애요인」으로 지목돼온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노대통령의 박장관 거취에 대한 결단은 「통치권과 더이상 관련시키지 말고 자생력을 확보하며 알아서 처신하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박장관이 이날 월계수회 고문직을 사퇴하고 이재황의원도 회장직 사임을 밝힘으로써 당분간 월계수회는 수면아래서 「잠복활동」에 치중할 것으로 보이며 박장관 자신도 박빙의 행보를 유지할 것같다.

다만 고문직 사퇴가 「완전 결별」이 아닌데다 월계수회의 전면해체도 아닌만큼 「일시후퇴」의 우회돌파전략으로 보아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않다. 지난 89년말 5공청산후 당시 이춘구 민정총장이 월계수회 해체를 건의한데 이어 지난해 11월 내각제 합의각서 파동직후에도 김대표가 노대통령에게 해체를 요구했었으나 번번이 「경고」에만 그쳤을뿐 박장관은 「건재」 했었다는 사실은 유의할 대목이다.

박장관의 월계수회 「절연」으로 민자당은 일단 후계구도를 둘러싼 갈등이 소강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박태준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민정계가 종전보다 활기를 띠며 결속을 강화할 것같다.

특히 이종찬·이춘구·이한동의원 등 비주류중진들의 움직임 등 여권의 판세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조명구기자>

◎월계수회/정식회원 3만·지역별 명칭달라

월계수회는 지난 87년 대통령선거당시 노태우 민정당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외곽조직으로 출범했다.

87년7월 당시 박철언 안기부장 특별보좌관이 주도해 조직결성에 착수했다.

이때 선거운동 암호명이 「월계수작전」으로 알려졌는데,그 이후 이 작업에 참여했던 인사들을 통칭 월계수회라 불러왔다.

당시의 뜻은 「노후보에게 승리의 월계관을 씌워주자」는 취지에서 작명된 것. 초기 조직결성 작업에는 박장관을 주축으로 현 민자당 기조실장인 강재섭 안기부 정세분석실장·민자당 전국구의원인 이재황 궤도공영사장 등이 함께 참여했으며 지역·직능별로 1백80여개의 소그룹으로 나뉘어졌다. 한때 전국적으로 2백만명의 회원이 확보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이 조직은 대통령선거후에도 박장관의 주도아래 잦은 회합을 가지며 유지·발전돼오다 지난 89년6월 박장관을 고문으로,이의원을 회장으로 재정비했다.

월계수회는 원내에도 세를 확장,나창주 김정길 이긍규 김인영 신영순의원 등이 포함됐으며 이후 여권내의 행보로 인해 민정계중진 등으로부터 적지않은 견제를 받기도 했으나 지금까지 건재를 과시해왔다.

월계수회는 지역마다 팔공회,대지회 등 소조직의 명칭이 다르고 미래민족문제연구회 북방정책연구소 등으로 다양하게 편성돼있어 정확한 실체는 파악되지 않고있으나 현재 정식회원은 3만명 규모라는게 정설. 이들중에는 정부부처의 엘리트관료와 고위공무원들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장관 일문일답/“대권도전보도에 나자신도 당혹/20년 공직… 친인척배제와 무관”

박장관이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월계수회 고문직 사임이유는.

『월계수회는 지난 87년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결성돼 민간친목단체로 유지돼 왔다. 그런데 지난 2월부터 이 모임이 마치 특정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사조직이라는 오해와 억측이 증폭되고 있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위해 사퇴를 결정했다』

­대통령과 사전상의가 있었는지.

『물론 노태우대통령께도 말씀드렸고 나의 사임이 화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의 뜻과도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어디까지나 나의 거취문제인 만큼 스스로 내렸다』

­향후 월계수회와의 관계는.

『나는 월계수회의 회원도 아니고 오직 고문직만 맡고 있었는데 이번 사임으로 월계수회와의 조직적인 연결은 갖지 않게 될것이다』

­월계수회의 해체론이 제기될텐데.

『고문직을 떠나는 사람이 언급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이 모임은 궁극적으로 노대통령을 위하고 노대통령을 좋아해서 결성된 것이기 때문에 노대통령의 뜻과 회원들의 의사에 따라 진로가 결정돼야 할 것이다』

­차기대권과 관련한 추측들이 많은데.

『그런 추측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대해 나 자신도 당혹스런 입장이다. 지금까지 대권도전얘기는 한번도 한적이 없고 그런 의사를 가진적도 없다』

­민자당내 의원모임인 대지회는.

『나는 대지회 회장도,총무도,회원도 아니다. 대지회 회원중에는 나와 가까운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이를 두고 박철언계니 월계수계니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

­이번 사임이 대통령이 친·인척 배제방침과 관련이 있나.

『나는 20여년동안 공직에서 일한 사람으로 6공에서도 역시 공직자로 일하고 있을 뿐이며 이번 사임도 노대통령의 친·인척 배제방침과는 상관이 없다』

­민자당의 김윤환 사무총장과 사임문제를 상의했나.

『월계수회에 대한 논의는 없었으며 일반적인 얘기만 주고 받았다. 그 자리에서 김총장이 대권도전과 관련한 여러가지 소문을 묻기에 「대권도전을 하겠다고 말한 적도 없으며 할 의사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현재 심정은.

『이제 모든 오해의 늪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넓은 가슴으로 본래의 임무와 생활에 전념해야겠다는 생각이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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