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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후 방미 “되레 혹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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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후 방미 “되레 혹 붙였다”

입력
1991.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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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방일·북방섬 반환 지지 기대에/미선 걸프약점 이용 쌀 개방등 요구/일 정부 부분개방 추진… “다음은 한국차례”가이후(해부준수) 일본총리가 6일 36시간의 짧은 방미 일정을 끝내고 돌아왔다.

부시 미 대통령 방일계획의 돌연한 취소에 당황한 일본은 미국의 환심을 회복하기 위해 나카야마(중산태랑) 외무상,오자와(소택일랑)자민당 간사장에 이어 총리까지 황망히 달려가야 했다.

그러나 그들의 여행 가방속에는 선물은 별것이 없고 숙제장만 가득했다.

일본의 한 신문은 6일 가이후 총리의 미국 나들이를 『사탕발림 같은 말만 들었을 뿐 무거운 짐만지고 돌아온 여행이었다』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의 조기방일 약속과 북방 4개 도서 반환요구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고 싶은것이 가장 큰 방문 목적이었는데,그에 대한 언질을 받지못한것은 고사하고 쌀시장 개방이란 숙제만 안고 왔다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자동차와 반도체 제품의 대미 수출규제,미국 건설업체의 일본시장 진출 확대요구 등 묵은 현안들이 재론돼 일본은 더욱 골머리를 앓게됐다.

5일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서 열린 양국정상 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양국의 유대강화가 어느때 보다 긴요해졌음을 강조하면서 걸프전쟁에서의 자금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런 듣기좋은 말끝에 그는 『미일관계에 그늘을 드리우는 문제의 하나로 쌀문제가 있다』고 일본의 쌀시장 개방 거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 5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회담때는 언급하지 않았던 일본제 자동차와 반도체제품의 대미 수출문제에 대해 『현상의 개선이 있어야한다』는 말로 문제를 제기했다.

쌀 시장 개방문제란 미국이 걸프전쟁때 일본의 인적 기여가 없었던 점을 약점으로 삼아 일본에 압력을 가하기 시작한 새로운 현안이다.

거기에 공교롭게 「마쿠하리(막장)멧세」 사건이란 긁어 부스럼 같은 사건이 겹쳐 일본 정부는 더욱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연간 2백만대 안팎의 자동차를 미국에 팔고 미국 기업들이 도산할 정도로 엄청난 물량의 반도체 제품을 팔면서 미국의 쌀을 사들이기를 거부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미국의 공격을 더이상 견뎌내기 어려운 처지인 것이다.

그래서 가이후 총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앞으로 있을 우루과이라운드 교섭에 쌀시장 개방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실상 부분개방을 약속하지 않을수 없었다. 쌀시장을 5%정도의 범위안에서 개방한다는 것은 일본에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소비자들 쪽에서 보면 일본쌀보다 몇배나 싼 미국쌀을 들여오면 훨씬 이득이다. 그래서 일본 국민의 과반수가 부분개방을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농민들의 불평과 생산의욕 감퇴에 따른 자급자족의 기반붕괴 우려다.

특히 농민들의 눈치를 보지않을 수 없는 정치인들은 결사적으로 시장개방을 저지하려는 농민단체의 막강한 영향력을 겁내기 때문에 이 문제는 앞으로 일본정계의 최대현안으로 등장하게 됐다.

가이후 총리의 발언을 뒷받침 하려는 듯 일본정부는 즉시 쌀시장 부분개방을 기정 사실화,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고 6일 아침 일본신문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이 요구한 이라크의 쿠르드족 원조에 1천만달러를 내놓겠다는 정부방침과 함께 쌀시장 부분 개방 조치 검토설이 나돌자 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반대의 목소리를 모으기 시작했다.

자민당의 우당이라는 민사당까지도 반대의 기치를 높이들고 나서 일본 정부는 또 한번 된 몸살을 앓지 않을수 없게된 것이다.

어떻든 이 쌀시장 개방문제는 다음 타깃이 한국이라는 점에서 미 일이 어느선에서 타협을 이루게될 것인지 그 추이를 주목해야 될 시점이다.【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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