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결속에 도움” 소계보 결집 모색/민정계/반색속 주공 상실·민정계 활로 경계/민주계청와대와 민자당내 각계파는 6일 박철언 체육청소년부장관의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를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향후의 정치적 여파와 여권구도를 이모저모로 그려보는 모습이다.
특히 민자당내 민정·민주·공화계는 새로운 계보 역학관계정립·후계 구도의 전개가능성 등을 점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는 박체육청소년부장관이 월계수회 고문직을 사퇴한데 대해 가급적 정치적 의미를 배제하려는 조심스런 반응.
한 고위관계자는 『노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김복동 금진호씨와 박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저녁을 같이하면서 월계수회와 박장관의 관계로 당내단합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히고 『박장관은 노대통령의 이같은 뜻을 받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
이 고위관계자는 월계수회에 대해 『지역별 친목단체이기 때문에 그 존속여부는 회에서 알아서 할일이며 정치적 의미는 굳이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부연.
이 관계자는 박장관의 위상과 관련,『이제 밖에서 생각하고 있는 뇌관을 다 뗐으므로 박장관은 평범한 국무위원중의 한사람이며 또 2백99명 의원중의 한사람』이라고 언급을 자제한뒤 「김영삼대표가 고문직사퇴를 노대통령에게 건의했느냐」라는 질문에 『그같은 건의를 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없다』고 강조.
또다른 고위관계자는 『박장관의 고문직 사퇴는 통치권의 조기누수방지와 당내 결속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
○…민자당의 민정계 중진의원들은 구체적인 견해표명을 자제하면서도 이번 일이 민주계와의 본격적인 당권경쟁을 바로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민정계 내부결속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것으로 판단하는 눈치.
이종찬의원은 이날 『당의 단합을 위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가 정치권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는 보지 않으며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신중한 반응.
이춘구의원은 『그동안 당내 어떤조직이 결속을 저해해온 일이 있다면 앞으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것 아니냐』고 언급.
김종호 원내총무도 『박장관이 현명하게 잘 판단한 것이며 앞으로 민정계가 박태준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더욱 결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
이와관련,민정계서는 몇몇 중진들이 소계보를 운영하고 이들이 다시 박최고위원을 정점으로 뭉쳐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기돼 주목.
실제로 두 김씨의 대구회동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키위해 지난 3일 김윤환 사무총장,이종찬·이한동·이춘구의원 등이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방안이 논의됐었다는 후문.
○…민주계는 박장관의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를 내심 크게 반기는 인상.
민주계는 대권후보문제와 관련,박장관을 최대경쟁자로 간주해온 터여서 이번 사퇴를 박장관의 「실각」으로까지 해석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은 것이 사실.
그러면서도 노대통령의 직접결단에 따라 그의 사퇴가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앞으로의 「역풍」도 만만치 않을것으로 보고 은근히 경계하는 모습.
이와 관련,김영삼대표는 지난 5일 밤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사전설명을 들었으나 이날까지 『아무 할 얘기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김대표의 한 측근은 『민주계가 마냥 기뻐할 것으로만 생각하면 오해』라는 민주계의 기류를 대변.
이같은 민주계의 분위기는 박장관의 사퇴를 긍정적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대응하기가 보다 어려워졌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듯.
즉 노대통령이 친·인척문제를 정리하고 나선 이상 김대표로서는 오히려 걸끄러워진 측면이 없지않고,나아가 민정계가 새롭게 결집,활로를 넓힐 경우 민주계는 달갑지 않은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풀이다.
때문에 박장관을 주공대상으로 삼아 후계구도의 조기가시화로 몰고 가려던 기존 대권전략을 일정부터 근본적으로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
○…공화계는 당의 안정을 위해 바람직스러운 계기가 될것으로 반기는 모습.
공화계는 그동안 당내분란이 대권구도를 둘러싼 성급한 경쟁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인식해왔다는 점에서 김대표의 민주계와 박장관의 월계수회간에 쟁투의 소지를 퇴색시켰다고 의미를 부여.
즉,광역의회선거를 앞두고 대권다툼의 소리가 가라앉게되면서 당의 결속과 단합에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 조부영 사무부총장은 『국가운영이나 후계구도가 이제는 정상화 돼 순리대로 풀려가지 않겠느냐』고 기대를 표시했고,다른 핵심의원은 『민주계의 후계구도 조기 가시화요구가 빌미를 잃어버리게 됐다』고 분석하면서 『당의 모양이 제대로 될수있게 됐다』고 평가.<김종래기자>김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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