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정상화·전인 양성 목적/학교·지역간격차 무시 논란/교실 비인간화·신뢰성의문·치맛바람 가능성도대입 개선안이 여러 심의·자문기구를 거치면서 수정과 보완을 거듭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됐던 것은 단하나 고교 내신성적에 관한 부분이었다.
현재 입시총점의 30% 이상인 반영률을 40% 이상으로 높이자는 안은 중교심 대교심 교육정책자문회의 등 각각의 심의과정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단지 논란이 있었다면 내신성적 산출방식에 관한 부분이었다.
원안이 그대로 확정됐다지만 내신성적의 상향조정에 대해 우려와 이의가 없었던 것은 물론 아니다. 특히 대도시 신흥 명문학교의 학부모 교사들의 반발은 수차례 공청회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그러나 입시에 종속된 고교교육의 정상화라는 대명제를 앞세운 내신 40% 이상 필수반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새 입시제도는 국가와 대학 고교가 각각 한가지씩 평가주체가 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대학수학 능력시험은 국가가,대학별고사는 대학이 출제 채점하고 고교가 갖는 몫은 내신성적이다.
80년 7·30 교육개혁조치에 의해 탄생된 내신제도는 81학년도부터 적용돼 정확히 10년 역사를 갖고 있다.
도입된 배경은 69년부터 80년까지 가장 수명이 길었던 입시제도인 대학입학 예비고사와 대학본고사의 혼합형태로 인해 고교교육이 파행하는 것을 개선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대학본고사의 비중이 높아 각대학은 고교 교육과정을 도외시한채 신입생을 선발했고 고교교육은 대입시에 완전 종속돼 과열과외가 큰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교육전문가들은 고교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을 고교가 입시의 한 주체가돼 고교 전교과목 성적을 입시에 반영하는 내신제뿐이라고 주장했고 이는 지금도 내신제 존속주장의 명분이 되고있다.
내신제는 교육의 지역간 기회균등이라는 정책차원에서도 더욱 그 비중이 높아져 갔다. 내신제 도입은 고교평준화시책을 가속화하는 계기도 됐으며 고교평준화가 있었기에 가능하기도 했다.
내신제가 지금까지 고교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한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내신성적은 다른 평가요소보다 대학진학적격자 선발을 위한 보다 타당한 근거가 된다는 연구결과가 많았다.
이상이 대입전형에서 내신의 비중이 보다 높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내신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반영률을 지금보다 더 높이는 것은 내신제 시행과정에서 드러난 많은 문제점을 무시하거나 더욱 조장하는 결과가 되고 말것이라는 우려도 현실적으로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그것은 고교평준화가 18년째 접어들면서 엄연히 지역·학교·성별·계열·주야간 학생간에 존재하는 성적격차를 더욱 무시하는 결과가 되며 내신점수따기 경쟁으로 고교교실이 더욱 비인간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평가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과 학부모의 치맛바람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학업성적에 대한 관심이 커감에 따라 교사들도 평가의 타당성보다는 객관성에 보다 신경을 쓰게돼 교육목표 달성도를 측정해야할 학교 교육평가가 지나치게 학생 변별도만을 지향하는 평가로 전락할 것이라는 교육적 비판도 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교육부는 명쾌한 반박논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18개 도시에서 평준화가 시행되고 있어 학교간 실력격차는 큰것이 아니며 성적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관심이 크므로 교사가 멋대로 평가를 하는일도 있을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 그 보완책으로 교과성적을 90%에서 80%로 낮추고 나머지 학교생활성적 20%안에 행동발달상황·특별활동·교내외봉사활동 평점을 10% 포함했으며 학부모와 학생이 원할 경우 언제든지 내신성적을 열람하게 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생활까지 점수화하는데 대한 또다른 교육적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이 자기의 모든 행동이 교사에 의해 점수화된다고 생각할때 과연 올바른 학교생활과 사제관계가 유지될 것인가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일정한 평가기준에 의해 서열화하는 것이 가능하며 쉬운 일인가하는 의문도 제기된다.
교육부가 내신성적반영률을 40% 이상으로 올리면서 등급도 10등급에서 15등급으로 세분하고 실질반영률도 현행 4.9%에서 10% 수준으로 높임에 따라 내신성적은 당락에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대부분의 대학이 현재까지 최소선인 30%를 반영해온 것을 보면 앞으로도 최소인 40%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개선된 내신제도가 고교 교육정상화와 전인교육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나가기 위해서는 앞서 지적한 부정적 요인을 예방하고 줄여나갈수 있는 일선학교의 자세와 교육당국의 정책적 노력이 보완적으로 병행돼야 할것이다.<한기봉기자>한기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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