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는 온화하고 하늘은 청명하다. 완연한 봄기운에 밀려 화신도 올 길을 서두른다. 멀잖아 진달래가 타오르기 시작하면 우리네 산과 들엔 흐드러진 꽃잔치가 벌어질 것이다. 사계의 여왕인 봄은 역시 꽃의 계절이 아닌가.오늘 식목일을 맞아 산하를 둘러본다. 푸른 나무가 무성한 산은 이젠 자못 웅장하다. 치산의 노력과 정성이 굳게 뿌리를 내렸다. 거기서 우리의 젖줄인 실개울이 솟아오르니 상쾌한 느낌이 든다. 강물만 썩지 않았으면 금수강산이 부끄러울게 없겠다. 자연은 가꾸는대로 피어나고 살아난다. 벌거숭이 산은 기억에서 사라진지가 오래다. 나무를 심어 가꿔온 보람을 누려 자랑스럽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강산은 우리에게 안락한 삶의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산과 강은 풍요의 원천이기도 하다. 맑은 공기,맑은 식수를 줄뿐 아니라,울창한 나무는 경제적 이득을 안겨준다. 그래서 나무심기에서 산림보호로,다음엔 경제림을 키워가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자연의 풍요와 더불어 아름다움을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푸른산천에 아름다운 들과 마을이 있다면 금상첨화가 된다. 나라꽃은 국민이 함께 사랑하자는 뜻을 모아 생겨났다. 국기를 존중하고 국가를 애창하듯 국화에 대한 애정도 키워가야 나라의 상징이 살아난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엿한 나라꽃을 갖고 있으면서 나라꽃을 잊고 지낸다. 태극기와 애국가만큼 무궁화는 제대로 대접을 못받는게 아닐까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푸대접의 실상은 당장 끄집어 낼 수 있다. 봄이면 벚꽃잔치,가을이면 국화잔치가 빠지지 않고 열린다. 정작 무궁화잔치가 벌어졌다는 소문은 귀를 씻고도 듣지를 못한다. 이유야 어떻든 무의식적인 자기비하가 아닐수 없다.
어느 재벌그룹에서 나라꽃에 새삼눈을 뜨고 보급운동에 나선다는 소식은 화사한 봄소식처럼 반갑다. 국제공항 주위와 판문점,군부대와 학교에 묘목을 나눠 적극적으로 심기를 권장한다니 말만 들어도 흐뭇하다. 이러한 보급운동은 특정기업이나 단체에만 맡겨둘 사업이 아닐줄 안다.
국민정서의 순화와 공존하려는 협동심의 함양을 위해서 나라꽃 사랑은 새로운 국민운동으로 정화시킬만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무궁화가 나라꽃으로 합당한가 아닌가 하는 논쟁은 차후의 문제이다. 이 꽃도 다듬어 손질하고 개량하면 은근과 끈기의 향훈이 온나라에 크게 번져 갈 것이다.
나라사랑은 개인도 개인이지만 국민이 함께 참여해야 더욱 힘이 발휘된다. 먼저 학교에서부터 무궁화동산을 가꿔 나가자. 또한 마을이 따르고 직장이 뒷받침하면 생활환경의 모습이 썩 달라질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무궁화 삼천리」를 목청껏 부를수 있다. 새봄의 화신에 무궁화로 답신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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