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 확대는 손해” 계파간 공감/수습불구 감정앙금 깊어진 셈/「사과발언 수위」 사전조정때 고함등 줄다리기도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대구회동」을 둘러싸고 갈등상을 보일 조짐이던 민자당은 3일 당무회의에서 김대표가 사과성해명발언을 하고 타계파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파문의 확산을 차단했다.
이는 민자당의 각계파가 당내외의 여러사정으로 볼때 분란의 확대를 상호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한 결과. 그러나 김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대표의 정치행태에 대한 타계파의 불만과 감정의 앙금은 다시한번 깊어진 셈이다.
○…이날 당무회의는 김대표가 먼저 대구합의와 관련한 「보고」를 한뒤 사전조정에 의해 유일한 발언자로 나선 채문식고문이 당무위원들에게 「부탁」을,김대표에게 「고언」을 하는 것으로 40여분만에 「무사히」 종료.
김대표는 준비된 발언메모를 들고 『당에 심려를 끼쳐드려 유감』이라고 말문을 연뒤 『특별한 의도가 있었던것은 아니고 같은 기도회에 참석했다가 아무 얘기도 않고 헤어지는 것이 이상할것 같아 자연스럽게(김평민총재를) 만나게된 것』이라고 대구회동의 배경부터 설명.
김대표는 「공안통치」에 대해 가장먼저 언급,『대통령의 권위나 통치스타일에 대한 거역이라는 의견이 있는 줄 아나 당초 공안정치라고 돼있었는데 김총재 발표과정에서 그리됐다』며 『정치복원이라는 의미 이상도,이하도 아니며 걸핏하면 거리로 뛰어나가는 거리의 정치를 벗어나 장안에서의 정치를 하자는데 역점이 있었다』고 강조.
그는 이어 『다만 야당이 적지않게 피해의식을 갖고 있기에 의연한 입장에서 결코 그런일이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그런 합의를 한것』이라고 부연한뒤 『대통령께도 직접 뵙고 사실그대로 보고 드리겠다』고 언급.
김대표는 또 내각제문제와 소선거구제 고수에 대해 『누차발표된 당의 방침』 『변경의 당론을 정한바 없음』을 상기시키고 김평민총재의 제기로 이를 확인해준 것이라고 설명.
그는 그러나 『집권당대표로서 야당총재와 이런 합의정도는 할수 있다고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협조해 달라』고 「당부」를 곁들인뒤 『어쨌든 잠시동안이라도 여러분 마음을 불편하게 한점은 대단히 미안하다』고 사과.
이어 채고문은 『당무위원과 당원과 나이께나 먹은 고문이라는 복잡한 자격으로 어려운 말씀을 드리겠다』고 마이크를 잡은뒤 먼저 당무위원을 향해 『이 자리에서 하고싶은 말씀,물어보고 싶은 말씀이 많이 있는 것으로 눈치를 채고 있다』고 짐짓 이해를 표시.
채고문은 『그러나 대표의 말씀을 들은것으로 여기서 끝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라며 『말의 파장이 겹쳐나가 더 커지면 우리당에 이로울것이 없다는 뜻에서 대구의 발표가 당내에서 재연,또는 확대 재생산되는 일을 막아주십사는 간절한 부탁을 드린다』고 호소.
채고문은 이어 김대표에게 『대표최고위원의 말씀이라해도 우리 민자당의 의견일수가 없다』고 지적,『당내에서 길러진 결과가 대표 말씀으로 밖에 표출되는 민주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감히 말씀드린다』며 평소 세 최고위원간의 사전논의를 주문.
이에 김대표는 『그렇게 이해해주었으면 고맙겠다』며 잠시 추가발언을 기다리는 동안 김종필 최고위원이 『이제 끝냅시다』라고 회의종결을 권하자 김대표는 종료를 선언.
○…이날 채고문의 발언내용은 김윤환총장이 민정·공화계 의원들과 접촉을 가진뒤 이들의 요구를 받아 부탁했던 결과라는 후문인데 이날 상오9시15분께 김총장은 채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당의 어른이 한말씀 해달라』고 건의. 또 김종필 최고위원도 회의전에 『시끄러워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으니 조용히 끝내도록 해달라』고 사태수습역할을 주문.
김최고위원은 그러나 당무회의에 앞서 김대표가 요청한 세 최고위원의 「티 타임」에는 「숙취」를 이유로 불참. 이 자리에서 박태준 최고위원은 경위해명을 주문했고 김대표도 이를 수락.
○…이날 김대표의 해명내용은 김총장과 김대표의 김우석 비서실장간에 줄다리기를 거쳤다는 후문.
당초 김총장은 『대통령에게 사과한다』는 구절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전날 김대표측에 이를 전달한뒤 이날 회의직전 김실장에게 확인. 그러나 김대표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은것을 알게되자 김총장은 『그럼 나는 회의에 들어갈 수 없다』고 김실장에게 고함. 두사람은 박최고위원실에서 잠시 언성을 높이기도.
○…청와대는 이날 김대표가 민자당 당무회의에서 대구합의문에 대한 경위설명과 공식유감표명을 함으로써 이번 사태가 일단락됐다고 판단하는듯 더이상의 언급을 자제.
청와대는 특히 전날인 2일 하오 손주환 정무수석을 통해 김대표측에 전달한 청와대의 입장과 사태해결을 위한 수순을 김대표가 그대로 수용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
한 관계자는 『김대표의 공식적인 유감표명으로 대구합의문 파문은 진정된 것으로 본다』고 말하면서도 『청와대는 이같은 유형의 파문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앞으로 당총재 및 대통령이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쐐기.
한편 노태우대통령은 이날 상오11시께 손정무수석으로부터 민자당 당무회의결과를 보고받았는데 청와대는 이 보고가 끝난다음 당초 예정대로 김대표의 면담일정을 4일 하오로 최종결정.<조재용기자>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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