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자료부족 학습방법 고민/대학별 반영률 달라 혼란 클듯/후기 선택폭 제한… 신종과외·참고서 성행 우려도새 대입제도의 핵심은 대학수학능력시험(적성시험에서 개칭)이다. 이 시험이 입시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것이며 성격도 이제까지의 어떤 시험유형과 판이하고 새 제도의 3가지 평가요소중 입시의 공공성확보라는 측면에서 유일하게 국가가 관리(출제·채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험의 성패여부는 새 제도가 얼마나 오랫동안 존속될 것인가와 직결된다고 말할수 있다. 개선안 심의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컸던 부분이기도 하며 개념에서부터 시행횟수,반영여부 반영률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수정·보완을 거듭하는 진통을 겪었다.
결국 고교 3학년때 2차례 응시기회를 주며 반영여부와 반영률,반영방법은 대학의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반영여부의 결정이 대학에 맡겨졌다해도 거의 모든 대학은 이 시험을 반영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것은 필수 반영해야 하는 내신성적(40% 이상)의 몫을 제한 나머지 60%까지를 대학별 고사로 선발하기에는 대학의 입시관리능력에 무리와 위험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단지 상위권대학과 큰대학을 중심으로 반영률을 낮추는 대신 대학별고사의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요강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되며 군소대학·단과대학은 이와 거꾸로,또는 내신과 이 시험만으로 신입생을 뽑지 않을까 예측된다.
이같은 추세에 대한 예측은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공부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어느정도 비중을 둬서 준비해야 하는지 난감한 것이다. 모든 대학이 1학년말까지 94학년도 입시요강을 확정,발표한다지만 학교·학과선택은 어차피 3학년 늦게 결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민은 또 있다. 특정전기대의 반영여부와 반영률에 맞춰 공부했다가 떨어졌을 경우 후기대 선택의 폭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이는 재수생 증가요인이 될수도 있다.
모든 수험생이 의무적으로 두차례 치러야 하는게 아니고 국가가 2차례까지 응시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발표됐지만 사실상 만점을 받은 학생을 빼고는 추가기회를 포기할 수험생은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 시험은 학생이나 학부모,사회에 큰 부담을 던져줄 것이다.
이같은 문제점에 대한 의문과 함께 과연 첫 도입되는 시험의 정확한 성격은 무엇이고 어떻게 출제되며 어떻게 가르치고 공부해야할지 수험생과 일선고교는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교육부가 정의한 시험의 개념은 「대학교육수학에 필요한 학업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통합교과적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내용에 맞춰 고차적인 사고력을 측정하는 발전된 형태의 학력고사」이다. 즉 언어·수리 및 탐구·외국어(영어)의 3개 출제영역에 고교에서 배우는 모든 교과목의 내용과 소재를 망라하면서 단순암기식학습에 의해서는 풀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추리력·분석력·해석력·종합력 등 고차원의 사고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문제를 낸다는 것이다.
미국대학이 채택하고 있는 SAT(학업적성검사,언어·수리영역측정)와 ACT(미국대학프로그램)의 중간형태라고 말할수 있는데 발상자체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교육부는 지난연말 처음으로 문항을 개발,전국의 고교 2년생 1천6백명을 대상으로 평가실험한 결과 전영역 평균득점이 1백점 만점에 43점이었으며 학생의 90%,교사의 77%(언어) 39%(수리·탐구)가 학습 및 교수방법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학기에도 일선고교는 이 시험에 대한 이해와 자료의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으며 학부모의 문의도 상당하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 시험에 대한 별도의 훈련은 필요없다. 정상적인 고교교육과정에 충실하면 되고 풍부한 독서를 하면 도움이 된다』며 『교사와 학생의 우려는 암기주입식교육에만 익숙해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즉 이 시험의 도입은 바로 이같은 단순한 입시위주 교육방식의 폐단을 바로 잡으면서 대학진학 적격자를 고르는데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또 교과목의 단순지식이나 습득정도는 부활된 대학별 고사나 내신제도로 충분히 평가할수 있다는 생각이다.
교육학자들은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종합적사고력이란 결국 하나하나 습득된 지식의 축적정도에 의해 발휘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 시험이 지향하는 바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또 이 시험을 겨냥한 신종과외,신종참고서가 성행할 것으로 보여 기존의 학력고사와 다를바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험의 성패여부는 3년간 충분한 연구와 개발을 할수있는 능력과 의지를 교육계와 정부가 얼마나 발휘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는것 같다.<한기봉기자>한기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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