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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 교과서 「김정호 옥사」 고쳐야”/지리·역사학계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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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 교과서 「김정호 옥사」 고쳐야”/지리·역사학계서 요구

입력
1991.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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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2학기 국어/“일제 왜곡내용 그대로 게재”4월 과학의 달을 맞아 문화부가 이달의 문화인물로 정한 조선후기지리학자 고산자 김정호(?∼1864)의 옥사설이 일제가 날조한 허구인데도 국민학교 교과서에서 조차 그대로 수용하고 있어 지리·역사학계가 이에대한 시정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현행 국민학교 5학년 2학기 국어 「읽기」 교과서에 실린 김정호 옥사설이 사설이 아니라는 지적은 지난 1월 역사학자 이상태씨(국사편찬위원회 교육연구관)가 월간 「역사산책」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처음 학계에 제기됐고 이어 출판인들 사이에도 번져 「출판저널」이 4월호에서 그 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 지리학자들의 모임인 한국지리학회(회장 박영한 서울대교수)도 오는 27일 서울대 강당에서 고산자 김정호의 생애를 재조명하는 세미나를 열어 이날의 결과를 교육부·문화부·과기처 등 정부 관계기관에 건의할 계획이다.

현행 국민학교 5학년 2학기 국어 「읽기」 교과서 제 14과 「김정호」에 따르면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적부터 지도제작에 뜻을 세우고 전국순회와 백두산 등정을 여러차례 하는 각고의 노력끝에 「대동여지도」를 완성했지만 당시 나라를 다스리던 사람들이 그 지도를 보고 나라의 사정을 남에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오해를 했기때문에 억울한 죄명으로 죽음을 당하고 그가 만든 지도의 판목까지 압수하여 불사르고 말았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지리·역사학자들은 이 글 자체가 1934년 조선총독부에서 펴낸 「조선어독본」 제5권에 실린 내용을 「다듬은」 것에 불과해 식민사관에 의한 사실의 왜곡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호 옥사설을 관련학계에서 부인하는 이유는 4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청구도」 「대동여지도」 「대동지지」 등 김정호 지리지 등이 지금도 손상당하지않고 고스란히 남아있고,둘째 옥에 가두며 압수했다는 「대동여지도」 판목이 현재 숭실대 박물관에 남아있고 실제로 일본인들도 수십매 갖고있으며,셋째 죄인이었다면 조선시대학자 유재건이 쓴 「이향견문록」에 자전이 기록될수 없고,넷째 김정호 후원자였던 병조참판 신헌을 비롯,최성환 등이 대원군 시절에 중용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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