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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김씨 회동을 보는 눈(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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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김씨 회동을 보는 눈(사설)

입력
1991.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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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구회동에서 있었던 김영삼 민자당 대표와 김대중 평민당 총재사이의 5개 합의사항에 대하여 민자당 내의 반민주계가 강한 반발을 나타내고 있다고 들린다. 보는 각도에 따라 김대표의 행위를 대권을 겨냥한 선제공격이라고 보는 견해도 나올수 있을 것 같고 노태우총재와 당의 의견을 앞지른 단독행위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합의사항의 내용자체는 매우 상식적이며 어떤점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두 사람은 우선 정치가 정치권에 의해 이루어질수 있도록 노력하자는데 뜻을 같이 했는데,이는 지금까지 제도권 정치에 참여는 하면서도 6공정권과 민자당의 정치를 부정적으로만 보아오던 평민당이 정치하는 자세를 긍정적인 쪽으로 바꾸겠다는 첫 조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정치가 국민의 불신을 받고,정치실종 또는 정치부재라는 말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일상용어화 되다시피한 현실이,야권에 의한 접권당의 정치부정 내지는 실질적 존재부정에 기인하였음을 상기할때 정치를 정치권안으로 회귀시키겠다는 평민당의 자세 전환은 당연히 환영해야 할 일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날 합의된 5개 항목중 동서화해와 지방성 타파에 적극협력한다는 것이나,정치의 도덕성 회복을 다짐한 것은 비록 그의 목적달성이 일조일석에 이루어 지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누구에게나 당위성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어야 할것이며 그것이 바로 모든 국민이 원하는 것이고 정치 지도자들이 지향해 나가야 할 당면과제임을 부인하기 어럽다. 민자당 일부에서는 공안정치를 부인한다는 내용에 대하여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노대통령의 통치 방침에 대한 도전이라고 해석하고 있는 모양이자만 이 항목은 오히려 민주화를 선언한 노대통령의 6·29선언을 연역하고 그의 추진을 촉구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은 판단일 듯하다.

권력에 의한 압제와 권력의 전횡과 같은 3공말기나 5공 시절의 악폐를 되풀이 하지않기 위해서는 정치가 정치권에 의해 조정되어 나가야 한다는 뜻을 공안정치의 부인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강조·확인하는 것이라고 보아 과히 빗나간 해석은 아닐줄로 안다.

광역의회 선거의 실시 시기와 내각제 개현의 반대,광역의회 및 국회의원 선거구의 소선거구제 유지 등 내용은 이미 민자당의 당론으로 대충 내정이 되어있는 터이니까 굳이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며 4월 국회에서 개혁입법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도 이미 양당뿐만아니라 국민적 합의사항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우리는 알고있다.

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두 김씨사이의 합의내용이 아니라 두 김씨가 이같은 공동선언을 통해 작금의 정국현황을 타개하고 정치의 전개방향을 잡아 나가는데 공동대처키로 했다는 사실에 있다고 짐작된다. 두 김씨의 훼손된 정국 주도력을 복원시키자는데 두 사람의 속셈이 맞아 떨어졌다고 인정될 경우 이들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측에서 반발을 하는것은 당연한 일일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점하는 두 김씨의 비중이나 현실적인 정국의 역학관계를 감안한다면 긴 안목에서 두 김씨의 정국안정을 위한 협조관계는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옳지않을까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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