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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니아 공산당 「실질적 패배」/총선결과의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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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니아 공산당 「실질적 패배」/총선결과의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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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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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촌야도… 수뇌부 침몰/알리아 권좌유지여부에 낙관·비관갈려/경제난고려 여야 연립정부구성 가능성알바니아의 첫 자유총선에서 집권노동당(공산당)은 산술적으로는 승리했으나 정치적으로는 패배를 안았다.

현지에 파견된 국제적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1일 추정한 바에 따르면 공산당은 예상대로 도시지역에서 참패를 당했지만 농촌지역에서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인민의회 총 2백50석 가운데 60% 이상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의석획득은 산술적으로는 집권당의 승리로 간주될수 있으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사실상 패배의 의미가 짙다.

우선 라미즈·알리아 인민의회간부회의 의장(대통령)이 수도 티라나의 선거구에서 낙선한 것을 비롯,공산당의 주요인사들이 고배를 마시거나 고전했다는 사실이다. 엔베르·호자의 지역구에서 출마한 알리아는 무명의 엔지니어인 민주당의 프랑코·크로키 후보에 패배했으며 무하메트·카플라니 외무장관 역시 전 체육담당관리인 민주당의 알베르트·카라키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한편 파토스·나도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승부를 결정짓지 못해 7일의 결선투표까지 가야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처럼 집권 공산당의 최고 수뇌부가 낙선내지는 고전을 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제1야당인 민주당의 두 지도자 사리·베리샤와 그라모스·파슈코는 각각 카바예시와 브로라시에서 무난히 당선되었다. 이중 베리샤는 투표자의 90% 지지를 얻는 높은 인기도를 과시했다.

이번 총선의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은 여촌야도 현상이다. 민주당은 1일 현재 당선이 확정된 티라나의 19개 선거구중 17개를 석권하는 등 주요도시를 휩쓴 반면에 농촌지역에서는 여전히 공산당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수도 티라나에서의 압승을 들어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정치적으로 「승리」 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의 공동당수의 한 사람인 베리샤는 『티라나는 알바이나의 두뇌』라며 『볼셰비키의 몸에 민주주의적인 두뇌가 어떻게 존재할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베리샤의 표현대로 「공산당의 몸체에 민주주의적인 두뇌」라는 기형적 결과를 가져온 이번 알바니아 총선은 지지부진한 개혁작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과 함께 오히려 정치적 혼란만이 초래될 것이라는 비관적 예상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알리아의 낙선은 인민의회의장(대통령)직으로부터 그가 풀려날 것이냐의 여부에 관심을 집중시키게 한다. 공산당이 마련한 신헌법초안에 따르면 대통령은 반드시 인민의회의원일 필요는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공산당이 다수의석을 확보한 이상,알리아의 대통령직 유지는 문제가 안될 수도 있다.

그러나 창당 4개월만에도 시지역에서 공산당을 쓸어낸 민주당 등 야당세력들이 정치공세의 일환으로 알리아의 축출공세를 펼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민주당지도부는 선거전에서 알리아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하겠다고 다짐한바 있다.

한편 알리아를 대통령직으로부터 축출하려는 기도는 공산당이 도시지역에서 참패한 책임을 묻는 형식으로 당내강경파에 의해 제기될수도 있다. 비록 사회주의적 이상에 집착했다고는 하나 국제정세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온건개혁노선의 알리아체제 붕괴는 정치적으로 타협의 여지가 없는 양극단세력의 대립을 격화시킬 위험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알리아가 지난해 7월 대외개방노선을 천명한 이후 야당의 설립을 허용하고 자유총선을 실시한 까닭은 경제적 난관을 타개하자는 것이 1차적 목표였다.

경제적지원을 제공할 미국과 서방 등이 알바니아에 개방과 민주화의 진척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이 알리아를 중심으로한 온건 개혁주의자들의 「정치적 사망」으로 이어진다면 이번 총선은 경제적 어려움을 이미 겪고있는 알바니아에 정치적 혼란이라는 또다른 「혹」을 보태는 셈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낙관적 전망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총선을 통해 민주당 등 야당세력들은 자신들의 힘의 한계를 인식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야당은 도시지역을 장악했으나 농촌지역에서는 아직도 공산당의 기반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또한 알리아 등 공산당내 온건개혁세력의 몰락이 강경세력의 대두를 가져올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야당세력내에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엔베르·호자의 미망인 등 공산당내 강경세력들은 알리아의 개혁노선을 끊임없이 비판해왔고 지난 2월에도 알리아정권에 타격을 가하기위해 소요를 배후조종하기도 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배경하에서 알리아대통령이 총선기간중 제의한바 있는 연립정부안에 민주당 등 여러야당세력이 참여하는 절충적 상황변화도 예측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배급제를 실시하고 있는 경제적 상황을 목도하고 있는 각 정당은 정치적 투쟁을 일단 유보하고 「대타협」을 이룩할 가능성도 높은 것이다.<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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