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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상금의 남발/윤승용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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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상금의 남발/윤승용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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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선공무원들의 대민부조리행위를 척결하겠다고 밝힌 이후 경찰은 체질개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잇달아 묘안을 내놓고 있다.지난달 29일 청와대 사정관계장관회의에서 금품제공 운전자의 면허를 취소 또는 정지하며 돈을 준 운전자를 단속한 경찰관에게 건당 5만원씩 특별포상금을 줄 계획을 밝힌데 이어 1일에는 부조리의 온상이돼온 교통초소도 철거키로 했다.

교통경찰관은 대민접촉이 가장 잦아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다 원성의 대상이 되곤 했다. 치안본부가 이날 소집한 시·도경 교통과장회의에서 제시한 부조리사례만 해도 ▲단속현장 금품수수 ▲약속후 사후금품수수 ▲편파수사 ▲대형건물 업주대상 ▲월정금수수 ▲운수업체유착 금품수수 ▲사고환자 특정병원알선후 금품수수 등 실로 다양하다.

그러나 경찰이 금품제공단속 경찰관에게 5만원씩 주겠다고 한것은 아무래도 옳지않은 방침인 것같다. 경찰관이 교통위반사범을 단속하거나 「잘봐달라」고 주는 돈을 거부하고 뇌물제공으로 처리하는 것은 본연의 임무와 자세일뿐 상금을 받을만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경찰은 걸핏하면 포상금을 내걸고 있다. 대형 사건에는 당연한 일인 것처럼 포상금이 붙게 마련이다. 지난달 10일에는 주요조직폭력배소탕 1백일 작전을 펴면서 미검거수배자 97명을 A급(2백만원) B급(1백만원) C급(50만원)으로 나누어 1억5백만원이나 되는 거액을 내걸어 말썽을 빚기까지 했다.

포상금이 남발되면서 일선경찰관들은 돈이 걸려야만 열심히 범인을 잡고 본분을 지키도록 잘못 길들여져가고 있다. 포상금이 효력을 갖게하려면 갈수록 액수를 높여야할 판이다.

경찰은 돈으로 교통 경찰관들을 이끌어가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 포상금의 재원인 자체예비비를 조직내의 신뢰조성과 교통경찰관의 복지향상을 위해 투자하면서 처우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부조리의 최대온상은 순경 1호봉인 교통경찰의 월급여가 29만여원밖에 안되는 형편없는 처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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