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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서 낙선 알바니아 대통령 알리아(뉴스 메이커)

입력
1991.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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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요구 제대로 수용못해 인기급락/개인 정치생명외에 공산당에도 “먹구름”지난달 31일 실시된 알바니아 총선결과,집권 노동당(공산당)의 라미즈·알리아(66) 현 알바니아 대통령이 선거에 떨어졌을 뿐 아니라 노동당도 사실상 퇴조를 보여 그의 정치생명은 「사면초가」의 위기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수도 티라나시에서 인민의회 의원에 출마했던 알리아대통령이 지난 85년 사망한 독재자 엔베르·호자의 선거구에서 낙선 함으로써 알리아 자신의 정치생명은 물론 노동당자체의 몰락도 멀지 않았다는 예측을 낳고 있는 것이다.

사실 2백50명의 민선의원을 뽑는 이번 다당제 총선은 알바니아 사상 처음으로 야당의 대권도전을 허용한 것과 함께 기존 공산지배 세력의 집권 연장기회도 될 수 있었다.

즉 알리아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통해 과거 수십년간에 걸친 1당독재정권의 유산을 청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당의 재집권과 사회주의 이념의 고수명분을 확보하려 했었다.

그러나 알바니아의 어느 정치지도자보다 많은 노력을 이번 선거에 기울였던 알리아는 최근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는 제1 야당인 민주당이 최종개표 결과 과반수 의석을 확보할 경우 대통령직을 내놓아야 한다는 야당의 정치공세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세계최장수 독재자의 한사람이었던 엔베르·호자에 이어 지난 85년 알바니아 대통령직에 오른 알리아는 집권이후 ▲시장경제체제 도입 ▲야당설립 허용 등 정치민주화 ▲종교 및 해외여행금지 조치해제 등 강도높은 개혁정책을 실시했다.

또한 알리아는 국교가 단절되었던 미소 등 강대국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하면서 적극적인 외교 역량을 발휘했다.

알리아의 이같은 개혁노선은 『압박자와 피압박자가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노동당의 정치슬로건과 맞물려 알바니아 국민들의 민주화개혁 욕구를 일정기간 묶어둘 수 있었다.

그러나 호자의 무덤앞에서 『호자는 사멸하지 않을 것』과 『당과 인민은 알바니아를 지금 있는 그대로 지킬 것』이라고 맹세한 알리아의 본심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알리아에 대한 지지열기도 급속히 식어갔다.

민주당 등 야당세력은 알리아가 동유럽을 휩쓸고 있는 개혁과 개방의 압력에 의해 마지못해 개혁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즉 알리아가 제시한 개혁 정책들은 알바니아 국민들의 폭발적인 민주화 욕구와 노동당내 보수강경파의 반발 사이에서 생존을 모색하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25년 알바니아 북부 슈코더르지방의 가난한 회교도 가정에서 태어난 알리아는 독일군 점령하에 있던 43년,호자와 함께 무장게릴라 활동을 시작하면서 공산당원이 됐다.

알리아는 그뒤 55년 교육장관에 이어 61년 노동당 정치국원에 전격 발탁되면서 당이념 담당책임자로 호자의 신임을 얻었다.

81년 사실상의 호자 후계자가된 알리아는 호자사후 노동당 지도자로서의 강력한 통치력을 그대로 승계받았다. 그러나 알리아는 노동당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집권 7년만에 최대의 시련을 겪을 전망이다.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국립티라나대 의대교수인 살리·베리샤(46)와 경제학자인 그라모즈·파슈코(36)가 새 총리물망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그래도 사회주의의 이상을 포기할 수 없다』는 알리아의 주장이 어느정도 호소력을 가질는지 주목된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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