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의국회 열어 정부·공해재벌 성토/“손자들에 두산제품 사주지 말자” 제의도1일 하오1시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15의66 「사랑의 전화」(회장 심철호·50) 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2백여명이 노인들이 「물도 마음대로 못먹고 사는 세상」이라는 주제의 모의국회를 열고 재벌그룹의 낙동강 페놀오염사건을 규탄했다.
노인들은 본회의에 앞서 호소문을 채택,『핵가족시대에 소외된 삶을 살고 있는 노인들이 이제는 물걱정까지 하게됐다』며 『정부는 강력한 환경정책을 국가 최우선의 시책으로 밀고 나가야하며,대기업은 기업의 윤리를 각성,후손들에게 맑은 물과 공기를 유산으로 물려줄수 있게 해야한다』고 정부와 공해기업을 싸잡아 성토했다.
이응식할아버지(70·서울 서대문구 창천동)는 『우리가 맑은 샘물을 지키지못해 손자손녀들에게 페놀수돗물을 마시게 했다』며 『노인들이 앞장서 환경오염의 주범을 찾아내자』고 호소,많은 박수를 받았다.
변대식할아버지(72·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117)는 『경제성장에만 급급해온 나머지 이 나라에 윤리와 도덕이 무너져내려 예의범절이 땅에 떨어지고 강과 하천이 병들고 있다』고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한 할머니는 『여기에 모이신 할아버지만이라도 OB맥주를 들지 마시고 손자들에게 두산제품을 사주지 말자』고 불매운동을 제의,『옳소』 『잘한다』는 호응을 받았다.
노인들은 이에앞서 낮12시께 「사랑의 전화」 본부앞에 OB맥주 코카콜라 등 두산제품의 대형모형을 세워놓고 「OB가 싫다」 「두산이 싫다」는 격문을 써넣은뒤 화형식을 가졌다.
노인들은 이어 OB맥주 코카콜라 상표위에 ×자를 한 마스크를 하고 30여분간 침묵시위도 벌였다.
당초 2시간 예정이던 모의국회는 환경오염문제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외에 노인복지에 대한 대정부 「권고안」도 많이 쏟아져나와 이날 하오4시께야 막을 내렸다.
모의국회가 끝난뒤에도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한동안 삼삼오오 모여앉아 물도 마음놓고 못마시게된 세태를 원망했다.
노인들은 환경파괴를 감시하고 공해를 줄이는 노력은 젊은 사람들의 몫만은 아니라는데 공감,「사랑의 전화」가 정한 노인의 날인 5월1일 다시 모여 대화와 토론의 광장을 만들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원일희기자>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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