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인하 등 개방진전 불구/수입정책 분야선 규제 상존”/5번째 문제국으로 지목… “외압 필요” 주장까지【워싱턴=정일화 특파원】 미 무역대표부(USTR)는 29일 무역장벽에 관한 제6차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부문에서 ▲한국의 관세율 인하 5개년계획 실시 ▲쇠고기수입협정 체결 ▲외국인투자의 점진적 문호개방 등 상당한 대외 문호개방 진전을 보였으나 ▲농산물 수입 ▲지적소유권 보호 ▲통신분야 개방 등에는 아직 많은 장벽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명상표 도용문제에 관해 한국은 수차에 걸쳐 기습·체포 등 단속을 폈으나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다면서 한국정부당국이 이들 위반자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은 외부압력(OutsidePressure)이 아직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38개 주요 무역상대국에 관한 2백53페이지에 이르는 조사내용을 담고 있는데 가장 크게 문제삼고 있는 국가들은 일본(16페이지에 걸침),캐나다,유럽공동체(EC) 순이며 한국은 5번째로 많은 무역장벽 문제가 있는 나라로 기록돼 있다.
90년중 미국의 대한국 수출은 1백44억달러,수입은 1백85억달러로 40억달러 적자였으나 89년에 비하면 22억달러가 감소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6번째 수출국인 한국의 무역장벽 문제는 ①수입정책 ②표준·검사·레테르(라벨링)·검사 ③정부구매 ④지적소유권 보호 ⑤서비스분야 ⑥투자분야 ⑦통신·조선 등의 7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입정책분야=한국은 89∼93년간의 관세인하 5개년계획을 실시하고 있고 아몬드,건포도,포도주 등 86개 농산품에 대한 관세율을 잠정인하했으며 89년 10월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회의에서 97년 7월1일까지 지불균형조항(BOP) 적용을 폐지하거나 수량제한시는 GATT의 다른 조항을 원용하겠다고 발표해 상당한 수입개방화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냉동복숭아,쌀,보리,과일주스,육류,종이,목재,기타 고가 가공농산물에 대한 수입규제는 상존하고 있다. 수량,식품위생,식물검역에 의한 제한도 그대로 남아 있다.
세관통관은 초콜릿을 사치품으로 간주해 3주 이상 통관을 지연시키고 있으며 과학적 근거없이 식품위생 및 식물검역검사를 이유로 제약을 가하고 있다.
▲표준·검사·레테르·증명=90년 3월부터 소매상품에 관해 국내생산품인 경우는 공장도가격과 소매가격을 상품에 표시하고,수입품인 경우는 세관통관가격과 소매가격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결과로 수입품가격이 비싸보이게 돼 한국 소비자들의 매력을 잃게 하고 있다. 농산물 수입을 위한 질 및 안전기준이 까다롭다.
곤충,곤충알,고조병 등의 규정이 수입장벽이 되고 있다. 이런 것들은 소비자를 위한 질 보장 및 안전유지라는 측면보다는 국내농산물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정부구매분야=88년 12월 상공부가 정부구매에 있어 국산화 여부를 문제시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산품 선호가 여전하다.
뿐만 아니라 입찰시에 상계계약(Off Set)을 대개 30∼50% 선까지 요구하는 조건을 깔고 있다.
▲지적소유권=가짜상표 단속을 위해 한국정부는 몇 번의 기습,체포를 했으나 아직 이들 범법자들에 대한 최종선고는 내려지지 않고 있다. 벌금형은 또다른 위반행위를 저지할 만큼 무겁지 않으며 충분치도 않다. 한국당국이 위반자들에 대해 합당한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국과 같은 외부압력이 아직 중요한 것으로 남아 있다.
▲서비스분야의 장벽=상공부는 비공개 지침을 통해 외국인의 소매업 투자를 금지하고 있으며 수입상품의 유통은 재벌이나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어 어떤 수입품의 가격은 경쟁력이 없을 정도로 높게 돼 있다. 보험분야는 허가신청 절차가 까다롭고 풀제도를 지켜야 하는 등 장벽이 여전히 남아 있다.
▲투자장벽=음반 및 비디오제조법,어업법,환경보호법 등은 내국인 지분 의무요건을 규정하고 있어 외국인투자를 막고 있다.
▲기타 장벽=정부에 의해 고무된 과소비추방운동은 수입상품들을 가게의 선반에서 제거했다.
수입자동차를 산 사람은 정부의 세무조사 위협을 당했으며 반정부기관인 농업협동조합에서 배포한 한 만화책에는 외제식품에 독이 들어 있다거나 이를 구매하면 한국 농민생활을 해친다는 점을 가르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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