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쇄신후 광역서 “시험”/“신당 친평민 성격 강해 합당선도 떨어진다” 지적/지도체제 민자와 비슷… 범야통합 다시 제기될 듯○…평민당과 신민주연합당(가칭)의 정치적 합당이 오는 4월9일 마무리를 목표로 예정대로 진행돼가고 있다. 정통야당을 표방하는 신민당으로 새로 태어날 두 당의 합당은 지난 23일 신민주연합당이 발기인대회를 할 때부터 예고돼 왔었다.
평민당은 지자제기초의회선거를 결산하기 위한 29일의 당무위원과 소속의원 합동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합당을 결정했고 8 대 8로 협상대표단이 구성돼 30일 첫 모임을 갖는다.
이에 앞서 김대중 총재 등 평민당 지도부와 이우정 창당준비위원장 등 신민주연합당 대표들은 27일 오찬회동을 통해 이미 합당의 대체적 원칙에 합의했다.
『지분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빠른 시일내에 합당작업을 완료하고 4월 임시국회에 신민당 이름으로 참여한 뒤 6월의 광역의회선거에서 한판승부를 겨룬다』는 게 이날 협의의 골자였다.
평민당은 정당공천이 배제된 기초의회선거 때부터 관심의 초점을 정당대결의 장이 될 광역의회로 돌리면서 신민당 태동에 주력해 왔기 때문에 예정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기초의회선거 결과가 평민당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저조하고 광역의회선거의 선전을 위해서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당내에 지배적이기 때문에 평민당이 적극성을 더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평민당은 신민당 태동을 계기삼아 영남과 충청 및 강원 등 취약지역에서의 세 보강을 시도한 뒤 첫 시험대를 광역의회선거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김 총재 등 평민당 총재단 전원과 이 위원장 등 신민주연합당 창당준비위원장단 전원이 참여할 협상대표단은 총무 정책(당강령) 당헌 당규 등 3개 분과로 나뉘어 30일부터 본격작업에 들어간다.
당 대 당 협상일 경우 가장 비중이 주어지면서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일 수밖에 없는 조직분과가 없는 게 특색이다. 우선 협상을 하고 본 뒤 지분문제는 차후에 논의하자는 취지가 두드러지고 있는 대목이다.
또 두 당은 애써 합당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신민주연합당이 선관위에 창당준비위구성 신고를 아예 생략한 채 협상을 하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
만약 창준위 신고를 할 경우 신고 때부터 신민주연합당이 정당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기 때문에 합당절차가 매우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명실상부한 당 대 당 협상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평민당과 신민주연합당의 창준위가 모두 해체절차를 거쳐야 하고 같은 명칭의 당명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현행 법규정에 따라 신민주연합당(신민당)이 새 당의 당명이 되는 게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9일의 합당대회는 엄격히 말하면 평민당이 당헌 당규개정을 통해 당명을 신민당으로 바꾼 뒤 신민주연합당 인사들이 여기에 합류하는 형식이 된다.
신민주연합당은 정당으로 탄생했음을 정치적으로만 선언한 뒤 그대로 평민당에 흡수되는 셈이다.
○…신민당의 지도체제는 아이로니컬하게도 평민당이 그토록 밀실야합이라고 비난했던 민주당과 비슷한 형태르 갖출 것으로 보인다.
총재를 정점으로 1인의 대표최고위원에 수인의 최고위원을 두는 집단성 단일지도체제가 채택된다.
총재에는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대표최고위원에는 신민주연합당의 김관석 목사가,그리고 8인 정도가 될 최고위원에는 7명의 평민당 부총재단과 7명의 신민주연합당 창당준비위 위원장단 중에서 4 대 4 정도로 구성된다.
한 관계자는 지도체제에 대해 『어차피 수권을 목표로 하자면 조직에서부터 민자당을 필적할 수 있어야 되지 않느냐』고 애써 반문한다.
이와 함께 관심을 모으는 것은 조직정비문제.
신민당은 광역의회선거의 논공행상을 겸해 14대 총선을 겨냥해 대대적인 지구당 물갈이를 시도할 예정이다.
현재 평민당의 지구당은 1백84개이고 이 중 55명이(구속된 이원배 의원은 탈당) 현역의원 지역이다. 따라서 물갈이의 주요대상은 1백29곳에 달하는 원외지구당위원장이 되고 영남과 충청,강원의 취약지역에 대한 수혈이 주종을 이룰 것 같다.
○…신민당이 환골탈태의 모습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숱한 난제를 극복해야만 한다는 게 중론.
우선 신민주연합당이 처음부터 신평민계로 분류돼 왔고 따라서 신민당 탄생을 신선하지 않게 보는 시선을 극복해야 한다.
신민주연합당 관계자들은 자신들을 친평민으로 보는 것은 선입관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외부의 견해는 아직도 이들의 주장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 신민당이 출범한 뒤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야권통합요구도 넘어야 할 과제중의 하나.
평민당은 신민당 출범으로 부분통합이 이뤄졌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을 포함한 범야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은 측면도 있다.
또 광역의회선거에서 기초의회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부진한 성과를 거두고 특히 수도권에서 목표달성을 하지 못할 경우 신민당 출범에 대한 평가는 절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이병규 기자>이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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