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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춘투 탐색기(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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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춘투 탐색기(사설)

입력
1991.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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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전반에 걸쳐 노사가 본격적인 임금협상을 앞두고 상대방의 의중을 떠보는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노사가 상호 긴장하고 있는 이 춘투기의 서두에 현대중공업의 태업과 대우조선 노조간부에 대한 경찰의 구속조치 등 일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주력업종인 섬유,전자,자동차,조선,신발 등에서 미·일·EC(구공시)의 선진국과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중국 등 추발개도국의 협공을 받아 심각한 위기상황에 있다.

이것을 단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무역수지가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88년 1백1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최고의 호조를 보이더니 89년 45억달러로 감축되고 이어 90년에는 18억5천4백만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흑자로 전환된 지 불과 5년 만에 적자로 환원됐다. 올해 들어 적자는 2월말 현재 33억달러,연간 예상치 70억달러를 벌써 절반 가까이 잠식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시 외채위기설이 떠돌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는 이제는 노사간의 첨예한 대립에 따른 파업을 감당해낼 만한 여력을 갖고 있지 않다. 경쟁력의 여력은 6공이 출발한 88년 이후의 노사분규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소진돼 버린 것이다.

노사 양측이 투철한 공존철학에서 한발짝씩 양보,파업없이 타결을 성취해야 하는 것이 노사 양 당사자들의 소명이라 할 수 있겠다.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분규의 경우 문제의 핵은 해고된 자의 복직문제다. 노조측은 지난 4년 동안 해고된 근로자 34명을 복직해 줄 것을 단체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 이를 관철하겠다는 자세다. 현대중공업 해고자들로 구성된 현대 해고자 복직실천협의회가 막후에서 강력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해고자 복직문제는 단체협상교섭과는 별개이므로 교섭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직자의 복직문제가 임금협상을 인질로 잡고 있다 하겠다. 노조측이 이 문제의 해결을 밀고 나가기 위해 강공전략을 세운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전체 노조원의 복지향상이라는 측면에서 전략적인 융통성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한편 대우조선 노조간부들에 대한 검거선풍은 제3자들이 보기에 당혹감을 준다. 대우조선은 지난 2월13일 파업 6일 만에 김우중 회장과 노조집행부 사이에 극적으로 타결을 봤다.

이 타결에서 노사 양측은 ▲노조원의 징계해고시 노사가 협의하되 노조가 이의를 제기하면 공동조사반을 구성,조사하고 ▲무노동 무임금 철폐는 존속시키며 ▲상여금은 기본급+10만원으로 6백%를 지급하되 제수당의 신설문제는 회사측에서 신축성 있게 대응키로 했다. 김 회장이 노조측 요구를 대범하게 수용했다.

그런데 대우조선파업을 주도했던 백순환 노조위원장 등 노조간부 5명이 이미 해결된 지난 2월의 파업과 관련,경찰에 전격 구속되어 새로운 불씨가 될 위험이 있다. 백 위원장의 구속은 그가 위원장으로 있는 대기업노조연대회의를 무력화시키려는 당국의 기도로도 풀이된다. 노사가 서로 신뢰로써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며 정부당국도 공권력의 행사에 절도를 가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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