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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정치·군사협력 급진전 전망/5월 양국 모스크바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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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정치·군사협력 급진전 전망/5월 양국 모스크바 정상회담

입력
1991.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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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독주 견제 이해일치/교류확대… 세 만회 모색/아시아권 화해기류 형성에도 영향 클듯강택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오는 5월 방소,미하일·고르바초프 소 대통령과 모스크바에서 중소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는 일단 지난 89년 5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30여 년간의 양국간 이념분쟁을 종식하고 관계정상화를 이룬 데 이은 중국측의 답방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강의 방소는 중국최고실권자로서는 지난 57년 모택동 당시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 이후 34년 만의 일이라는 데 역사적 의미가 크다. 더욱이 시기적으로 걸프전쟁을 통한 미국의 급속한 영향력 확대우려 속에 양국의 정상들이 만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런 점에서 5월 중순께 열릴 것으로 보이는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두 나라의 사회주의체제의 현상황과 전망,당대 당 차원의 협력관계 강화문제뿐 아니라 당면 국제정세,특히 걸프전 후 세계질서 재편과정에서의 미 팽창주의를 견제하기 위한 양국간 정치·협력관계를 강화·모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미소의 양극체제가 붕괴되는 시점에서 소련은 중국의 협조를 얻어야 자리지킴을 할 수 있으며 국제무대로부터 소원해진 중국도 소련과 손잡아야 전통적 3강 균형구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공통이해가 합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구권에서의 영향력 위축과 내부의 경제·인종위기로 내홍을 앓고 있는 소련이 걸프전을 대하는 시각은 대체로 중국과 일치한다. 특히 중국의 입장은 지난해 10월 북경아시안게임 참관차 방중한 굴람·이사크·칸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한 이붕 총리의 말속에 잘 집약돼 있다.

이붕 총리는 걸프사태와 관련,『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야심 때문이 아니라 미소간의 급속한 접근 이후 미국의 갑작스런 세력팽창으로 세계질서에서 힘의 균형이 깨지고 있는 데 따라 일어난 일』로 규정했다.

이 총리는 더 나아가 지난 2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4차대회 개막연설을 통해 미국을 직접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헤게모니 장악 및 힘의 정책사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소련도 비슷한 처지다. 시급한 국내여건 개선에 필요불급인 서방의 지원을 위해 걸프사태 해결에 있어 미국주도의 방안에 암묵적 동조를 보냈지만 결과는 동구권에 이어 또 하나의 전통적 세력기반이었던 중동에서 영향력을 상실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군부 등 보수강경파의 반발로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미국의 독주에 대해 중소 공동의 우려를 표현한 한 상징적 예는 지난 20일 북경 근교의 한 공군기지에서 열린 소 전투기들의 에어쇼다. MIG29 SU(수호이) 27기 등 소련의 최신전투기들이 30여 년만에 선보인 이날 행사는 지난 50년대말 중소 이념분쟁발생 이전의 밀월관계의 재현된 것이 아니냐는 측면에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실무적 접촉의 폭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이붕 총리의 모스크바 방문 이후 양국간에는 고위군사사절단 교환방문을 포함,당정대표단의 인적 교류 및 경제무역 교류 등 쌍무교류가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2월26일 블라디미르·이바시코 소련 공산당 부서기장이 5일간 북경을 방문한 데 이어 마슬류코프 부총리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내달초에는 드미트리·야조프 소 국방장관이 북경을 방문해 여지껏 양국 관계접근의 걸림돌이 되어왔던 국경분쟁 해소방안 등 군축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따라서 강택민 총서기의 모스크바방문중 이 문제에 관한 구체적 성과들이 합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양국간 실무적 교류면에서도 급진전을 이루고 있다. 지난 15일 마슬류코프 부총리는 전기운 중국 부총리와의 북경회담에서 「중국의 소련에 대한 정부 베이스상품 차관제공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에 의하면 중국은 최근 경제적 곤경에 처한 소련에 식량·섬유 등 7억1천만달러어치의 생활필수품을 차관형식으로 제공토록 돼 있다.

반면 소련은 그 대가로 그간 금지해오던 대중국 무기판매를 재개하는 길을 튼 것으로 보도됐다.

비록 전기침 중국 외교부장은 이 같은 보도를 일축했지만 천안문사태 이후 서방국의 대중국 무기금수조치에 따라 중국이 소련제 무기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함으로써 양국간에 금기시되던 사항까지 밀도있게 진전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양국간 공동이해라는 문제 이외에도 아시아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소간에 정상회담 개최는 이 지역에서의 분쟁해소 등 화해기류를 형성하는 데 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이 오는 4월16일 고르바초프의 일본방문 이후라는 점에서 이 지역에 대한 중소 양국의 걸프전 이후의 외교이니셔티브가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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