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업계 삼립샤니·구두 에스콰이아경림/경영수업 뒤 분가… 제품 차별화로 맹추격/모기업 수성작전… 선의경쟁에 「동반성장」아버지회사와 아들회사가 같은 업종에서 나란히 이름을 떨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빵 메이커인 삼립식품그룹(회장 허창성·71)에서 독립한 (주)샤니(사장 허영인·41)는 제빵업계의 2인자 자리를 굳히고 모기업을 바짝 뒤쫓고 있다. 국내 굴지의 구두회사인 에스콰이아그룹 이인표 회장(70)의 3남인 이정씨(31)가 세운 (주)경림상사는 「미스미스터」란 상표로 중가 구두선풍을 일으킨 제화업계의 「떠오르는 별」.
이들 아들회사는 아버지회사와 같은 품목을 생산하면서도 제품을 신세대 취향에 맞도록 차별화시켰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아들회사의 사장들은 모두 모기업에서 경영수업을 쌓은 뒤 독립해 나름대로의 경영전략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아버지기업은 창업연륜이 30년 이상되는 중견기업으로 장남이나 차남을 최고경영자로 기용해 수성작전을 펴고 있다.
이들 「한지붕 두 회사」는 아버지와 아들,형과 아우 사이의 정은 깊지만 기업경영면에서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밉고도 고운 맞수관계.
그래서 업계에서는 친정에서 독립한 분가기업이 모기업을 뺨친다는 이야기가 나고 있다.
삼립 허 회장의 아들 중 최고경영자는 모두 3명이다.
장남인 영선씨(49)와 3남인 영덕씨(40)는 삼립의 회장과 사장으로 재직중이며 차남인 영인씨는 샤니 사장으로 독립했다.
양사가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사이에 시장점유율이 높아져 식품점 등에서 봉지에 담긴 빵을 사먹는 사람 10명 중 7명 이상이 허씨 집안의 제품을 사먹고 있을 정도.
삼립의 양산제빵 시장점유율은 40% 정도이고 샤니가 35% 안팎이기 때문이다.
샤니가 제빵업계의 강자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3년 허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공장빵=방부제가 많이 든 싸구려 빵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고급화 전략을 구사한 게 주효했다.
83년 33%,84년 48.9%란 경이적인 매출신장을 거듭,제빵업계의 2인자로 떠올랐고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9백80여 억 원 정도.
「빵박사」로 통하는 허 사장은 80년대 중반부터 사업 다각화에 나서 빙과류회사인 B·R코리아(주)와 프랑스풍의 고급제과·제빵 체인점(주)파리크라상·파리바게트를 세웠다. 또 「로손」이란 상호로 더 알려진 편의점(CVS)회사 태인유통(주)과 무역회사인 태인산업(주)을 창업해 모두 5개 기업군을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편 에스콰이아와 경림은 삼립과 샤니와는 달리 부자기업이란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입장이다.
여배우 황 모씨와 이혼한 뒤 지난 88년 9월 경림을 세워 아버지회사에 독립한 이 사장은 「미스미스터」란 중가 구두로 창업 1∼2년 사이에 제화업계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중저가 구두를 1·2·3만원대로 세분화시킨 「해피워크」란 패션구두를 선보이는 한편 의류사업에도 진출했다.
「미스미스터라인」이란 숙녀의류 역시 중가 상품이어서 회사측은 경림돌풍이 의류업계까지 강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에스콰이아그룹은 경림 이 사장의 형인 이범씨(34)가 4개 계열사 가운데 주력기업인 에스콰이아와 에스콰이아캐주얼 등 2개 회사의 사장을 맡고 있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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