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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희비속 「광역대결」 시동/기초의회 선거후의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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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희비속 「광역대결」 시동/기초의회 선거후의 정국

입력
1991.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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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주도 분위기 지속 전략/민자/견제심리 기대… 세보강 주력/평민/민주,하부조직 취약절감… 지구당 창당 때 공천○…정치권은 이번의 기초의회선거가 정당관여를 배제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결과가 드러나자 당차원의 의미부여를 하면서 후속대응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민자당은 분리선거전략이 적중했을 뿐 아니라 기초의회 석권으로 정국주도의 입지가 대폭 강회되었다는 판단 아래 이를 광역의회까지 연결시키려는 태세이다. 반면에 평민·민주당 등 야권은 분리선거 「책략」과 강압적인 선거분위기 등이 국민의 무관심을 가져와 이 같은 결과를 빚었다고 주장하면서 광역의회선거에서 이를 만회하겠다는 모습이다.

광역의회선거가 기초의회와는 달리 정당공천제를 허용하고 있고 각 정당이 벌써부터 출전채비에 들어갔음을 감안하면 이번에 시동이 걸린 지자제선거전은 점차 본궤도를 향해 가속화돼가고 있는 느낌이다.

○…민자당은 이번 선거결과를 통해 여권 주도의 정국운용에 전례없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민자당은 당초 민자당적 보유후보를 포함,여권인사의 당선율을 60% 선으로 상정했으나,선거결과는 당적보유자 49.8%와 친여 무소속인사 23.7%를 합해 74% 선에 달하는 초과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서울지역 22개 의회 중 평민 등 야당이 한 곳도 장악하지 못하는 대신 19개 의회가 자당 소속의원들의 과반수 확보로 나타난 데 대해 크게 고무되고 있다. 여기에 전북지역에서 민자당적을 걸고 평민당적 당선자들의 3분의1에 해당하는 61명의 당선자를 낸 결과는 민자당 평민 양극구도 속의 정국운용에 의미있는 지표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중 남원에서는 민자와 평민이 9 대 7로 호남 속의 유일한 여대야소 현상까지 기록했다.

민자당의 이 같은 「압승」은 잇단 정치권의 비리사건에 동승한 「공명선거」전략을 기습적으로 구사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할 수 있다.

민자당은 수서사건의 궁지를 선거국면으로 「보기좋게」 돌파했으며,오히려 선거를 통해 야당을 궁지에 처하게 한 망외의 소득까지 얻게 됐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기초의회선거 결과를 정국 전체의 의미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자체 지적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여당과 야당이 원초적으로 갖게 마련인 「인물편차」가 그대로 드러난 결과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그것. 한 당직자는 『야당정치가 바람몰이 위주의 「중앙정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결과는 머리만 있고 손발이 부족한 야당의 인물난을 재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당 주변에서는 부산과 전북지역 당선분포에서 정국전개의 주요원리를 차지했던 「양김전선」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 민자당이 밝힌 선거결과에 의하면 김영삼 대표의 아성인 부산지역 12개 의회 중 9개 지역에서 민자당적 인사들의 과반수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는가 하면,김대중 평민총재가 황색바람몰이를 시도했던 전북지역에서 민자당이 상당부분 침투할 수 있었던 대목이 이 같은 해석의 근거. 물론 부산지역의 김 대표 지지세가 민자당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고,기초의회의 특수성이 전북지역의 황색결집력을 이완시킬 수 있다는 반박도 가능하다.

민자당은 이번 선거결과를 토대로 정국주도 페이스를 가속화시킬 것이 확실하나 정당이 직접참여하는 광역의회선거 판도는 판이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특히 여권 압세의 결과가 반발심리를 유발시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평민당은 자체 집계결과로도 평민당 당적의 당선자수가 9백1명뿐으로 전체의원 정수의 21% 선에 머물고 당선율마저 60% 선에 불과하자 침통한 모습이다.

평민당은 후보등록이 끝났을 때부터 여권의 기습적인 선거실시와 강압적인 선거분위기 등을 들어 선거결과가 여권 일변도로 흐를 것임을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예상보다 충격적임을 부인치 않고 있다.

영남과 충청 및 강원 등 취약지역은 그렇다 치더라도 서울에서 6∼7개 정도의 구의회 장악을 기대했으나 한군데도 장악하지 못했고 아성으로 생각했던 호남에서마저 두 곳은 군의회 석권에 실패했다.

평민당은 경기·인천지역과 충남·북 및 강원에서 11∼62명까지의 당선자를 내 『중부지역에서 드디어 교두보가 확보되었다』라고 애써 강조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결과가 기대에 못미친 게 사실이다.

그러나 평민당은 이미 김대중 총재의 전국 순회집회와 수서규탄장외 공세를 대폭 축소하는 등 기초의회선거에서 한발을 뺐기 때문에 이번 결과에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오히려 관심의 초점을 정당공천이 허용되는 광역의회선거와 이에 대비한 신민주연합당(가칭)과의 합당에 두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당의 한 중진은 『이번 기초의회선거에서 광역의회선거에 쓰기 위해 힘을 아꼈던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여권이 기습적으로 선거를 밀어붙이고 공명선거를 구실삼아 정당을 꼼짝 못하게 하는 데는 도리가 없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광역의회의 경우에는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결과가 여권의 압승으로 드러남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지역에서 견제심리가 발동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평민당은 신민당과의 합당을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 짓고 신진인사 영입과 지구당창당작업 등을 통해 취약지역에서의 세보강작업을 한 뒤 광역의회선거에서 한판승부를 겨루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결과 가장 뼈아픈 점이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부진인만큼 광역의회선거에서 이곳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남 등 취약지역에서도 신민당을 간판으로 내세우며 녹녹치 않는 발판을 마련해보겠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겪으면서 하부구조의 미약함을 크게 절감했다. 민주당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다 해도 「민주당편 후보」를 의원정수의 10% 선인 4백여 명밖에 내놓지 못한 데다 당선자도 1여 백명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결국 의원외유·수서비리사건 등으로 누렸던 「반사이익」을 실질적인 득표로 연결시킬 조직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결과는 민주당이 이번 선거 불개입을 선언했을 때부터 예상됐던 것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따라서 광역선거를 위한 하부조직 확충에 우선적으로 주력해야만 하게 됐다. 이기택 총재는 『하루라도 서둘러 지구당창당대회를 개최하고 창당대회에서 곧바로 광역의회의원 후보를 발표토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시간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줄곧 광역선거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여왔으나 장석화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발표,『5월 실시는 기습선거이며 여야 합의대로 6월에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조재용·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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