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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걸프전서 거짓선전 일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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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걸프전서 거짓선전 일삼아”

입력
1991.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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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슈피겔지 의혹사례 분석보도 파문/“오합지졸 이라크 전력 과장… 미 승리 추켜/스커드에 당황 「패트리어트 신화」 날조도”독일의 권위시사주간 슈피겔지는 최근호에서 미국이 걸프전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키 위해 시종 「거짓선전」을 일삼아왔다고 주장했다. 슈피겔지는 『걸프사태 시작 전부터 미국은 의혹스런 행동을 했다』고 지적하고,이라크의 전력과 미군의 전과를 터무니없이 과장한 사례를 상세히 열거했다. 걸프전 수행을 둘러싼 미국의 행동과 관련한 의혹을 최초로 집중조명한 이 기사를 요약,소개한다.

『많은 관측통들은 미국이 걸프전에서 처음부터 거짓선전을 행해온 것으로 믿고 있다. 값싼 군사적 승리를 왜곡,과장했으며 이를 정치적인 다목적용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미 행정부의 주역들은 쿠웨이트사태를 빛이 안 나는 외교적 협상이 아닌,가능한 한 최대의 영광으로 장식된 승리로 끝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됐었다.

걸프위기와 관련해 미국은 처음부터 의혹스런 행동을 보였었다. 이라크 주재 대사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며칠 전 미국은 이웃간의 국경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라크를 본의 아니게나마 부추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글래스피 대사는 지난주 상원청문회에서 이 의혹을 부인했으나,후세인과의 대화기록을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지난해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직후 체니 국방장관은 파드 사우디 국왕에게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불가피함을 설득키 위해 첩보위성사진을 제시했다. 이 사진은 사우디국경에 이라크군이 집결해 있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부시 대통령이 9월11일 미군 투입을 설득할 때도 같은 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민간항공사진 전문가들이 한 달 뒤 상업위성이 9월에 사우디·쿠웨이트국경을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미국이 주장했던 「이라크군 25만명과 탱크 1천5백대」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2월초 슈와르츠코프 미군 사령관은 이라크군이 쿠웨이트에 철조망 방벽과 화염함정 등 빈틈없는 탱크 방벽과 참호를 구축했다고 밝히고,지상전은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로운 위성사진에서 이런 엄청난 방벽은 전혀 흔적이 없었다.

진짜 「악몽」은 스커드미사일이었다. 미군 정보당국은 이라크가 35개의 스커드발사대를 보유한 것으로 판단했었으나,실제는 2백개 이상으로 드러났다. 그러자 미국은 화학무기 공격가능성을 과장하며,지상전에서도 독가스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이라크군이 화학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조짐은 전혀 없었다.

미 국방부는 지상전에 앞서 다국적군 73만5천명의 앞에는 54만명의 이라크군이 포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불과 1백시간의 지상전투가 끝난 뒤 이라크군은 처음부터 20만명에 불과했고,그것도 공습과 대량탈주로 와해된 오합지졸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의 전과도 가능한 모든 측면에서 화려하게 채색됐다.

미국은 이라크가 발사한 스커드미사일 약 80발 중 50발을 패트리어트미사일로 요격,이 중 49발을 명중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 요격에 한발당 1백30만달러짜리 패트리어트 1백60발이 소요됐고,그 중 대부분이 목표를 빗나가 자폭했다는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스커드에 명중한 패트리어트의 효과도 「선전」에 비해 훨씬 적었다. 상당수가 스커드미사일의 동체를 건드리는 데 그쳐,스커드탄두는 지상목표 근처에서 폭발했다.

38일간의 공습전 기간중 미군 당국은 최신유도무기의 초정밀 폭격효과를 극적으로 입증하는 비디오 사진만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 「초정밀 폭격효과」는 다국적 공군이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퍼부은 8만9천톤의 폭탄 중 6천5백20톤에 불과했다. 나머지 8만2천여 톤의 폭탄 중 4분의3은 표적을 빗나가 상당수가 민간인 피해를 초래했다.

미국이 자랑한 또다른 「환상의 무기」 F117A스텔스전폭기도 과장된 것이다. 이 전폭기의 표적 적중률이 특히 높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이 전폭기는 다른 최신 전폭기들에 비해 저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이다.

이 전폭기가 자랑하는 유일한 장점인 레이더 회피성능도 걸프전에서 입증되지는 않았다. 이라크는 레이더장비들을 거의 가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만간 더많은 사실들이 폭로될 것이다. 닉슨 대통령의 퇴진을 몰고온 워터게이트 사건폭로로 유명한 워싱턴포스트지의 봅·우드워드 기자가 쓴 새로운 책이 4월초 발간된다. 다름 아닌 걸프전에 관한 책이다』<베를린=강병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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