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유가 못 내리나/방준식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유가 못 내리나/방준식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03.27 00:00
0 0

걸프전 발발 이후 국제유가와 LPG,LNG 등 가스값이 속락하고 있는 데도 정부가 국내유가를 내리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히자 많은 사람들이 그 이유를 궁금해하고 있다.정부는 지난해 8월 걸프사태로 국제유가가 올랐을 때 11월말이 돼서야 국내유가를 「조금밖에」 인상하지 않았듯이 이번에도 유가인하요인을 즉각 국내유가에 반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철저한 유가통제체제를 적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선 국내기준유가를 일단 설정,국제유가가 이보다 쌀 때는 그 차액만큼 석유사업기금으로 걷고 원유도입단가가 오를 때는 이 기금에서 차액을 정유사에 보전해줌으로써 유가를 그때 그때 내리거나 올리지 않는 유가완충방식을 택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쌀 때 걷어들였던 그 석유사업기금이 지난 2월까지 정유사들이 고유가원유를 들여오느라고 손해봤던 금액을 충당시켜주기에도 부족하기 때문에 유가를 인하할 여력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 모자라는 정유사 손실보전액이 3천8백68억원에 이르고 있는데 최근 국내기준 유가보다 싼 원유가 도입됨으로써 남는 차액을 우선 이 3천8백여 억 원의 손실과 상계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석유사업기금은 아직도 1조1천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가 남아 있다.

다만 재정투융자특별회계(재특)에 예탁,다른 예산사업에 다 사용해 버렸기 때문에 추가경정예산을 짜지 않고서는 그 돈을 다시 꺼내 쓸 방법이 없을 뿐이다.

다른 나라에도 이름은 같지 않지만 석유사업기금제도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처럼 석유소비자들에게서 걷어간 돈을 정부마음대로 써버리지는 않는다.

원칙적으로 1조1천억원은 그 돈을 낸 사람을 위해서 써야 한다. 엉뚱하게 제조업활성화 지원이니 농어촌지원이니 하는 정부가 그 동안 정책운용으로써 해결했어야 할 사업에 펑펑 써대서는 곤란하다.

그 석유사업기금을 비축유를 대폭 늘리는 데만 썼어도 걸프사태가 일어나자 조급한 나머지 최근 수년래 최고가를 보였던 비싼 원유를 대량 도입하는 실수는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석유사업기금을 이런 식으로 써버리니까 국제유가가 오를 때나 내릴 때나 소비자들은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제 정부는 왜 지금 유가인하를 단행할 수 없는지 솔직히 밝혀 직접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