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자」 싸고 실랑이도/망원경까지 동원 “감시”/“정치1번지” 종로구엔 외신기자 몰려저조한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전국 2백98개소의 개표소는 한 표 한 표에 희비가 엇갈리는 선거 본래의 활기 띤 모습을 되찾았다. 27일 아침까지 철야로 진행된 대부분의 개표소에서는 투표함이 열릴 때마다 긴장감이 더해 갔고 불과 몇 표의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판가름나는 경우가 속출했다.
○…종로구에서 가장 많은 6명의 후보가 출마한 세종로 선거구는 정종구 후보가 총 1천8백50표 중 5백37표를 얻어 4백19표를 얻은 김윤선 후보(64)를 제치고 첫 번째 당선.
정씨는 이날 밤 11시께 종로구에서 처음으로 당선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개표장인 수운회관으로 달려와 『1번지 중의 1번지에서 당선돼 기쁘다』며 가족운동원들을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 채 끌어안으며 환호성.
한편 이날 수운회관에는 서울 한복판 선거구임을 입증하듯 미국 일본 등 외신기자 7∼8명이 몰려들어 취재하는 모습.
○후보와 수시로 연락
○…하오 8시40분부터 부재자 투표함을 시작으로 개표가 시작된 서울 동대문 갑구 개표장인 종암국교 강당에는 각 후보측 참관인 및 관람객 1백여 명이 모두 망원경과 카메라·무선전화기·워키토키 등을 동원해 개표과정을 지켜보며 수시로 후보측과 연락.
제기2동에 출마한 한 후보의 참관인은 망원카메라로 분주히 사진을 찍으면서 개표상황을 일일이 메모했는데 사진의 용도에 대해서는 『우리 후보의 당선은 확실하지만 뒷날을 위해 찍어두는 것』이라고 주장.
○…서울 화곡동 88체육관에 마련된 강서갑구 개표장에서는 이날 하오 8시30분부터 부재자 투표에 대한 개표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화곡5동의 한 후보측 참관인이 『부재자 투표함에서 나온 봉투가 실제 부재자 수보다 많은 것 같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바람에 40여 분 간 개표가 지연.
선관위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절대로 그럴 리가 없으니 개표를 진행하자』고 설득했으나 대다수 참관인들이 『일단 문제가 제기됐으니 의혹을 해소하고 개표를 시작할 것』을 제의,결국 강서갑구의 6개 선거구별로 부재자 수와 부재자투표 우편수를 일일이 대조.
참관인들은 각 선거구별로 대조한 결과 부재자 투표수가 부재자 수보다 10∼20표씩 적은 것으로 드러나자 『요즘 같은 세상에 투표에서 부정이 나올 리가 있겠느냐』고 한 마디씩.
○악천후로 개표 지연
○…인천지역 섬지방인 영종 용유도 일대 투표함 23개는 행정선 편으로 하오 9시30분께 개표장인 인천시 중구청에 도착해 개표작업이 다른 지역보다 2시간 가량 늦게 시작.
중구 선관위는 하오 6시 투표마감 이후 곧바로 투표함을 수송할 계획이었으나 인천 앞바다에 심한 바람이 불어 여객선을 이용치 못하고 중구청 행정선을 동원해 긴급 수송.
○…경기도내에서 유권자가 가장 적은 연천군 중면선거구에서는 개표시작 3시간 만인 하오 10시 홍기완 후보(45)가 총 투표수의 과반수가 넘는 86표를 획득,당선이 확정.
홍 후보는 총 투표수 1백39표 가운데 61.9%인 86표를 얻어 48표를 얻은 박상임 후보(53·여)를 「큰 표차」로 제치고 당선의 영광을 안기도.
○2차 검표까지 실시
○…전남 장성군 북일면 개표결과 두 후보가 1표차를 보여 2번에 걸친 검표 끝에 무려 48표차가 나자 희비가 교차.
26일 하오 7시40분부터 시작된 북일면 개표에서 김병호 후보는 1차개표결과 1천6백26명의 투표자 가운데 7백98표를 얻어 7백97표의 이우규 후보를 불과 1표차로 제쳤으나 재검표를 해 보니 김 후보는 8백22표,이 후보는 7백74표로 무려 48표차를 보인 것.
이 후보의 요구에 따라 2차 검표까지 거쳤지만 결국 김 후보가 50.6%인 8백22표로 밝혀져 하오 8시40분에 선관위원장 확인을 거쳐 당선이 확정.
○…창원시 삼귀동 선거구에서 홍금식 후보(50)가 정병윤 후보(35)를 1표차로 누르고 당선.
홍 후보는 유효투표 6백73표 중 2백14표를 얻어 2백13표를 얻은 정 후보를 1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자 창원시 선관위는 정 후보측의 검표요구로 재검표까지 실시했으나 홍 후보의 당선을 확인.
○김만철씨 첫 투표
○…일가족과 함께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 북에서 귀순한 김만철씨(50·경남 남해군 미조면 송정리394의2)도 상오 9시 미조면 제2투표소에서 월남 후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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