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지도자… 최근 강압통치 맞서 시위 주도/“차기 대통령감” 입지 굳혀유고 세르비아공의 야당 지도자 부크·드라스코비치(44)가 공산보수세력의 아성으로 변한 세르비아공에서 최근 민주화와 민족주의운동의 기수로 급부상,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슬로보단·밀로세비치 현 세르비아공 대통령의 인기가 최근 벌어진 유혈 민주화시위의 영향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반면 드라스코비치는 민주화된 주변 공화국의 영향을 받아 점화된 세르비아공 주민들의 정치참여 열기에 힘입어 군중 시위 지도자와 차기 세르비아공 대통령 후보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6개 공화국과 2개 자치주로 구성된 유고는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 북서부 4개 공화국이 이미 민족주의를 내건 개혁파의 세력권에 들어갔다.
따라서 아직 공산보수세력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세르비아공과 몬테네그로공 등 남동부만 개혁파가 장악할 경우 유고는 명실상부한 민주화 개혁을 이룩하는 것과 함께 연방해체의 위기를 모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고의 최대 공화국인 세르비아에 드라스코비치가 주도하는 개혁파정부가 들어설 경우 그 파급효과는 지금까지 일어난 유고 전체의 변화에 버금갈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한때 공산주의를 신봉하기도 했던 드라스코비치는 유고 명문 베오그라드대 법학부를 졸업했고 70년에는 유고 관영 탄유그통신사 기자로 입사,2년간 잠비아 주재 특파원으로 근무했다.
드라스코비치는 이어 유고사회와 사법부의 부패를 다룬 문제소설 「수디야」(재판관) 등 체제비판 서적을 출간하다 85년 공산당에서 축출당했다.
넥타이 매는 일이 거의 없으며 장발과 텁수룩한 턱수염을 기른 소설가로 변신한 드라스코비치는 90년 12월 실시된 세르비아공 대통령선거에 출마했으나 16%의 득표에 그쳐 사회당(구 공산당)의 밀로세비치에게 참패했다. 45년 만에 처음 실시된 지난번 대통령선거에서 세르비아공 주민들은 투박한 이미지의 드라스코비치보다는 깨끗이 면도한 얼굴을 가진 밀로세비치에게서 더 큰 매력을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늑대」라는 별명을 가진 드라스코비치의 인기는 낙선한 뒤 더욱 높아지고 있다.
즉 안정과 개혁을 약속했던 밀로세비치가 집권 이후 보여준 것은 보수반동적인 강압통치였고 이에 대해 세르비아공 주민들은 드라스코비치와 같은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
더욱이 2월 초부터 유고 전역으로 확산된 유혈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되었다가 지난 13일 석방된 드라스코비치는 『세르비아는 결코 옛날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며 『세르비아인이 세르비아인을 총으로 쏴죽인 일이 일어난 이상 이제 나는 일생 동안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도의 내분에 시달리고 있는 유고문제와 관련,드라스코비치는 『최상의 해결책은 스위스처럼 국가연합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전제,『만일 이것이 불가능하면 유고는 끝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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