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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유러 뉴스TV」 설립 박차(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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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유러 뉴스TV」 설립 박차(세계의 창)

입력
1991.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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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 때 미 CNN과 보도경쟁 패배 충격/독·불 등 10개국 공동투자… 내년 개국/BBC선 독자추진걸프전 종식과 함께 유럽에서도 미­유럽간의 「TV전쟁」이 개막됐다.

걸프전에 관한 TV 보도경쟁을 미 CNN이 압도한 데 충격을 받은 유럽국가들은 독자적인 뉴스전문 TV설립을 서두르고 나섰다. 미국의 국익을 대변하는 CNN이 24시간 유럽 시청자들에게 「미국적 시각」으로 채색된 뉴스를 퍼붓는 상황을 방관할 수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유럽방송연맹(EBU)은 최근 유럽대륙 10개국을 대상으로 한 「유러 뉴스」 TV를 설립,오는 92년부터 방송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대륙 10개국이 공동투자,운영할 이 유러뉴스는 기존의 범유럽 위성 TV망인 유러비전을 모체로 하고 있다. 그러나 유러비전이 화제성 피처기사를 상호교환하는 체제에 그치는 데 비해 「유러뉴스」는 일반 화제기사와 함께 전세계 뉴스를 하루 9시간씩 계속 보도한다.

EBU는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 5개국어로 방송될 유러뉴스채널을 종국적으로는 24시간 방송체제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유러뉴스 계획에 앞서 CNN의 「유럽침략」에 제동을 걸고 나서고 있는 것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영국 BBC방송이다.

「BBC 월드서비스」 라디오방송을 통해 권위를 자랑해온 BBC는 이달말부터 기존의 유럽지역 위성방송에 「BBC TV유럽」이란 30분짜리 뉴스프로그램을 신설한다. 그리고 방송시간을 매달 늘려 24시간 뉴스채널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BBC는 이같은 범유럽 뉴스방송을 4년 전부터 추진해왔으나 재정문제로 지연돼 왔다. 「BBC TV유럽」 계획책임자인 휴·윌리엄스는 『CNN의 걸프전보도 독점이 결정적 자극이 됐다』고 밝히고 있다.

BBC는 이 새로운 TV 뉴스채널을 초기에는 영어로만 방송한다. 그러나 곧 독일어방송을 추가하고 점차 BBC라디오와 같이 다양한 언어로 방송해 「BBC TV 월드서비스」 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걸프전 보도로 세력을 크게 확장한 CNN과의 경쟁전망에 대해 EBU와 BBC는 모두 『독자 뉴스방송이 CNN을 모방한 아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BBC의 휴·윌리엄스는 『CNN은 기본적으로 단순한 통신기사에 화면을 보탠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유러뉴스 계획의 책임자 앙리·페레즈는 『유러뉴스는 단순뉴스 보도에 그치지 않고 뉴스의 역사적·지정학적 측면에 역점을 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어쨌든 미·유럽간의 「TV전쟁」은 걸프사태가 세계질서개편을 둘러싼 치열한 이익다툼의 소산임을 상징하고 있다.<베를린=강병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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