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은 세계전쟁사에 새로운 전쟁모델를 제공해준 국지전이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라크로 대변되는 소련의 무기체제와 전략전술이 완패한 전쟁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라크와 같은 군사체제를 가지고 있는 북한에게는 일부 군사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걸프전의 결과는 하나의 악몽이었을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제공권을 장악한 UN군의 폭격에 의해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폭격노이로제에 걸려 있던 북한은 지난 40년 가까운 기간 중에 공중공격에 대비한 육해공의 견고한 지하요새를 구축해 놓았으나 이것이 더욱 발전된 정밀공격에 의해 한낱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할 수 있다.따라서 북한은 이라크의 패전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보전하려는 노력을 펼 것이 예상된다. 걸프전에서 영향을 받은 것은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북한의 탱크부대에 의해 국토의 3분의2가 유린됐었던 뼈아픈 과거가 있는 만큼 기갑전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걸프전에서 보듯 공중레이더망과 각종의 정밀한 미사일 앞에서 대단위 탱크부대가 순식간에 고철더미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은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중동의 사막지대와는 다르게 산림과 구릉지대가 대부분인 한반도 같은 가상전역에서 공중공격이 걸프전에서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점이 미국의 무기체제와 전쟁수행 방법의 우월성을 반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우리가 얻은 또 하나는 소득이 아니라 부담으로,북의 스커드마시일의 존재를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이라크보다 성능이 개선된 스커드를 북한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달갑지 않은 확인이다. 따라서 스커드를 요격한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에 대해 우리의 조야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외신은 한국의 「패」 미사일 구매설까지 전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패트리어트미사일 요격체제가 간단한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미사일 몇기를 사다 놓았다고 요격이 가능한 게 아닌 것이다.
다시 말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스커드미사일이 발사된 순간 발생된 고열을 인공위성이 감지,그 인공위성을 통제하는 호주중앙지역 소재 지상통제소에 송신하면 통제소에서 그 경고를 사우디의 패트리어트 기지에 연결시켜 요격토록 한 것이 걸프전의 경우이다. 따라서 요격미사일의 운용은 미국의 경보체제에 의존해야 하는 미사일 외적문제까지 겹쳐 있는 것이다.
걸프전을 통해 우리는 차세대 전투기 채택문제에서도 성능에 우선할 것인가,가격에 우선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도 얻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공중방위체제의 보완과정엔 충분한 여건검토와 실효성 위주의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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