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격추 소 조종사 일 TV 회견… 일부 유해사진 첫 공개【동경=연합】 소련은 지난 83년 8월31일 새벽 사할린 상공부근을 비행중이던 대한항공 007편이 민간여객기인데도 불구하고 고의로 격추했음이 틀림없다고 일본 아사히(조일) TV가 당시 소련 전투기 조종사의 말을 인용,23일 처음 밝혔다.
이 TV는 이날 하오 6시부터 한 시간 동안 「격추비행사가 말하는 충격의 새 사실」이라는 특집프로를 통해 이같이 전하고 KAL 007편은 그때 충돌방지용 점멸 등을 켠 채 비행중이었다는 극동방공군 소속 수호이 15전투기 조종사 게나지·니코라에비치·오시포비치 중령의 증언을 들어 사건발생 후 소련군부 책임자가 발표한 내용은 거짓이라고 폭로했다.
소련당국은 기자회견에서 KAL기가 민간기인줄을 몰랐으며 항공등을 끈 채 계속 비행,예광탄을 쏘았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어 격추명령을 내렸다고 밝혔었다.
현재 소련남부에서 연금생활중인 오시포비치씨는 KAL기의 충돌방지용 항공 등을 육안으로 확인,민간용 수송기인줄을 분명히 알았고 자신이 조종한 수호이기에는 본래부터 예광탄이 장비되지 않았으며 그때 쏜 총탄은 장갑탄이었다고 말하면서 KAL기 발견 후 13㎞ 정도 추격하며 지상의 관제본부와 가진 교신내용 등을 상세히 설명,소련의 격추행위가 고의였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아사히 TV는 이어 사고현장 바다 밑에서 인양한 한쪽 팔과 어린이용 반바지,코트,1백원짜리 동전,여자용 백,구브러진 나이프 등 유품과 일부 시체의 미공개 사진을 최초로 공개했다.
아사히 TV는 당시 사고현장에 동원된 잠수함장과 다이버들의 인터뷰를 통해 바다 밑은 시체와 유류품·금속파편 등으로 산을 이루었고 유체수용을 위해 냉동선이 파견되었으며 5백장 가량의 사진을 찍었으나 당국에 거의 몰수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프로에 나온 항공평론가 세키가와·에이이치로(관천영일랑)씨는 KAL기가 스파이기였다면 블랙박스 내용을 공표,이를 입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련당국이 끝까지 숨기는 것은 자기네 책임을 감추기 위한 것 같다고 풀이하면서 KAL기의 사할린 상공진입은 조종사의 단순한 실수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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