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함유 악성만 21만톤… 수은 페놀보다 독성 천배/업체들 t당 연간 제거비 5천원 아끼려 불법방류현재 전국에서는 1만3천개 업체에서 하루 7백만40만톤의 공장폐수가 쏟아져나와 하천,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폐수배출업체는 두산전자 구미공장처럼 다수 인구의 식수원인 주요강을 끼고 있는 것에서부터 지방의 소하천,야산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늘어나 상수원,농경지 바다를 마구 오염시키고 있다. 폐수배출업체는 매년 15%씩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폐수배출 증가율은 연평균 17%에 이르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강산이 폐수로 뒤덮일 것이란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폐수배출업소 중 수은 카드뮴 페놀 등 특정수질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업체는 전국에 2천곳으로 하루 21만톤을 쏟아내고 있다.
페놀오염사태를 빚은 낙동강 수계에는 일반폐수 배출업체 2천4백곳에서 하루 44만톤씩 공장폐수가 유입되고 있으며 이 중 5백개 업체에서 특정수질 유해물질인 악성폐수를 하루 4만톤씩 흘려보내고 있다.
특정수질 유해물질은 페놀 수은 비소 납 구리 시안 카드뮴 크롬 등 12가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수돗물에 함유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페놀은 사람 몸에 장기간 축적될 경우 암 신장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놀은 악취 때문에 더 소동이 컸지만 악취가 없는 물질 중 더욱 무서운 것들이 적지 않다.
동일한 양일 경우 수은은 페놀보다 1천배나 더 강한 독성을 갖고 있으며 카드뮴은 50배,비소는 10배나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독성 중금속에 중독되면 유전인자에까지 변성을 일으켜 기형아를 낳게 하는 등 무서운 해독을 미치기도 한다. 일본에서 미나마타병을 일으켜 큰 물의를 빚었던 수은중독의 경우 긴 세월을 두고 2세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수은폐수는 하루 33톤 크롬폐수는 97톤 카드뮴 폐수는 46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독성폐수가 정상적인 오염제거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비밀배출구를 통해 하천으로 유입돼 상수원으로 쓰일 때 국민들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독약을 마시는 셈이 된다.
공장폐수 배출을 규제하기 위해 수질환경보전법은 각 제조업종별로 폐수오염 제거시설의 종류·용량 등을 규정하고 있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폐수오염 제거 소각 매립 등 3가지 방법으로 처리된다.
대부분의 공장폐수는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처리 등을 통해 여과시킨 후 흘려보내는 방법으로 처리된다.
폐수오염 제거처리비용은 연간 평균 톤당 5천원인데 일부 업체에서는 처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오염제거 처리를 하지 않고 비밀배출하는 경우가 잦다.
매립처리는 폐수오염 제거처리나 소각처리가 힘들 경우 특정 산업폐기물 처리업자에 위탁,매립하는 방식인데 상당수 공장에서는 돈을 아끼려고 비용이 싼 무허가 처리업자에 맡겨 하천 등에 불법방류하는 사례가 많아 계속 말썽의 소지가 되고 있다.
그러나 폐수배출 단속은 인원과 장비의 절대부족,담당공무원들의 형식적인 단속 등으로 제대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큰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환경처는 폐수배출 단속을 할 때 폐수오염 제거시설의 가동여부와 배출기준치의 초과여부 등만을 조사할 뿐 수은 페놀 등의 특정수질 유해물질 배출에 관한 조사는 하지 않고 있다.
이런 허점 때문에 89년부터 비밀배출구로 페놀을 흘려보낸 것으로 밝혀진 두산전자는 7차례의 단속에서 관리대장 기록의 미비란 이유로 과태료 10만원 부과 처분만 받은 것 외에는 한차례도 적발되지 않아 엄청난 사태를 빚어냈다.
낙동강 취수장 상류에는 구미수출공단 대구 제3공단 대구 비산염색공단 등 페놀을 취급하는 업체가 68곳이나 되는데도 86년 이후 대구지방 환경청과 대구시의 단속에서 페놀이 한 번도 검출되지 않았다.
그 외 수은 등 특정수질 유해물질도 전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수질관리의 난맥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환경처는 매월 1회 실시하는 수질오염 측정에서 수은 페놀 등 특정수질 유해물질을 제외,강의 상수원이 페놀 등 독성물질의 오염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정수지에서도 특정수질 유해물질의 측정을 월 1회 정도밖에 실시하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환경처관계자는 현재 환경처가 단속하고 있는 『하루 3톤 이상의 폐수배출업체와 공단은 2만5천여 개 업체인 데 반해 단속인원은 3백12명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폐수를 비밀리에 불법배출하는 업체의 배출방법도 고도로 지능화해 적발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사법권한이 없는 단속반의 입장에서 단속반이 폐수배출업체에 도착하면 수위가 정문에서 15분 이상 지체시키며 미리 대처할 시간을 짜내려 할 때는 분통이 터진다』면서 『폐수배출 확인을 둘러싸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폐수배출 단속의 허를 노려 공장폐수 무단방류가 계속되는 한 수돗물 오염 파동은 언제 또 터질지 모른다.<강진순 기자>강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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