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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옐친의 왼팔」 자이체프 인터뷰

입력
1991.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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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경제난 시장체제만이 해결책”/“연방안 국민투표 고르비·옐친 모두 승자/한·소 기술자·학생등 인적교류 활발해야”소련의 급진개혁파 기수인 보리스·옐친 러시아공 최고회의 의장의 「왼팔」로 알려진 유리·자이체프 러시아공 과학아카데미 부원장이 지난 22일 한 소 과학기술교류협력 등을 논의키 위해 내한했다.

러시아공 최고회의 공민권 위원장이자 국립공업대학 총장도 겸임하고 있는 자이체프 부원장은 최근 소련의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 『고르바초프와 옐친이 모두 승리를 했으나 소련의 현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시장경제체제의 빠른 도입만이 소련이 난국을 헤쳐나갈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자이체프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지난 17일 실시된 소련의 국민투표 결과 연방제 유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입증되었는 데 러시아공의 주권강화를 주장한 옐친의 정치적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것이 아닌가.

『이번 국민투표에서 고르바초프와 옐친 모두 승리를 했다. 하지만 이번 투표를 두 지도자의 승패로서 보는 시각은 위험하다. 소련국민들은 현명한 선택을 했는데 소 연방의 존속을 지지했지만 러시아공의 직선대통령제도 찬성했다. 이 두 가지 현상을 혼동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고르바초프와 전쟁」을 선포한 옐친이 고르바초프 이후의 대권을 노리는 것은 아닌가. 만약 옐친이 그런 의사가 있다면 어떤 구체적 방안은 있는가.

『옐친은 시장경제체제의 빠른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 물론 옐친이 차기 대권을 노린다는 가정도 할 수 있지만 현 단계로서는 러시아공이 연방정부로부터 보다 많은 주권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소련국민들은 고르바초프를 지지하고 있으나 고르바초프 이후에 보수파가 권력을 장악하기는 바라지 않고 있다. 따라서 옐친이 차기 대권후보로 유력하다는 말은 할 수 있다』

­현재 소련은 민족문제와 더불어 경제난국까지 겹쳐 「위기」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까지 몰리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은.

『소련은 지난 70여 년 간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해왔다. 이같은 체제를 하루아침에 뒤바꾸기란 무척 어렵다. 연방과 각 공화국이 동등한 입장에서 현안을 처리하고 한국과 같은 공업국가와 긴밀한 교류 등을 통해 시장경제체제를 구축하는 길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몇십 년 전만 해도 자동차를 만들지 못했으나 지금은 주요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이는 소련이 배워야 할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한소 관계의 보다 바람직한 교류방안은 무엇인가.

『한국은 소련의 뛰어난 기초과학 기술을 수입해 이를 상품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양국의 과학자 및 기술자 등 인적교류가 활발해야 하며 학생들도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상호교환해야 할 것이다. 양국은 이미 친구가 됐으며 서로의 이익도 공유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공에 소속돼 있는 사할린주에는 많은 무국적 한국인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처우방안은.

『지난해에 약 4백여 명의 한국 교민들이 소련국적 취득을 원해 이를 허가했다.

러시아공은 원칙적으로 이들에게 특정 국적을 갖도록 강요하지 않고 있다. 이들이 한국국적을 갖는 것도 허용할 용의는 있으나 한국정부와 좀더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 할 사항이다. 사할린의 한인들은 2차대전의 결과로 생겨났다는 역사적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다』<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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