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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생중계의 생산성(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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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생중계의 생산성(사설)

입력
1991.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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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은 앞으로 TV 생중계를 통해 국회운영의 모습을 국민들이 낱낱이 지켜볼 수 있도록 국회법개정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는 주권자인 국민이 자신들이 뽑은 의원들이 국정운영을 어떻게 심의하고 견제하고 있는가를 보게 함으로써 의정활동의 질을 높이고 생산적인 정치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시지탄의 느낌마저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현실에서 의정운영의 모든 것을 국민에게 꾸밈없이 보여주는 것이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고 나아가 민주정치의 신장을 위해 얼마나 절실하게 요청되는 가는 긴 얘기가 필요 없다.우리는 바로 2년3∼2년4개월전 이러한 단면과 TV 생중계가 가져다 주는 엄청난 효과를 생생하게 체험한 바 있다. 그토록 국민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집중시켰던 5공 청산·광주사태 및 언론관계 국회청문회 모습을 TV로 중계하지 않았다면 효과는 격감되었을 게 틀림없다.

생중계에 대해서는 국민들 간에 반대와 찬성,그리고 신중론 등을 예상할 수 있다. 반대론측은 의사당에 TV 카메라를 들이댈 경우 그렇지 않아도 과장과 자기 현시욕에 가득찬 많은 의원들이 인기획득과 PR를 위해 마구잡이식 폭로와 갖가지 쇼맨십을 발휘함으로써 의사당을 다음 선거를 위한 선전장으로 할 여지가 다분히 있다고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의정활동의 직접 중계는 예상되는 갖가지 문제점과 부작용을 압도할 정도로 바람직한 면이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정치환경의 안팎을 TV를 통해 엄격히 감시함으로써 의원들로 하여금 책임감 있는 국회활동을 하게 하여 결국 정치의 질을 높일 수가 있다. 즉 의원들은 면책특권을 빌미삼아 무책임한 폭로와 인기발언을 할 수 없게된다. 또 국민들은 TV를 통해 의원들의 성적을 평가하여 훗날 투표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들로서도 이같은 참여 민주주의를 통해 정치를 생활할화할 수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생중계의 효과는 정부 쪽에서도 기대할 수 있다. 장관들도 국회에 나와 윗사람의 눈치나 살피며 소신없이 「선처」니 「검토」니 「모른다」등으로 얼무무리기가 어려운 것이다.

오늘날 선진민주국가들이 의회운영의 TV생중계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TV생중계의 가장 성공적인 나라로는 일본을 꼽아야 할 것이다. 일본은 1948년 2월 라디오로 중계한 데 이어 52년 10월부터 지금까지 회기 중 NHK·TV채널 1개를 할애,중·참의원 본회의 중요 상임위 예산위 및 특별위원회 모습을 종일 생중계해 오고 있는 것이다. 60년대에는 TV 시청률이 70∼75%를 유지했으나 특별한 사건이 없는 한 요즘에는 10%선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이 낮다고 실망할 것이 없다. 국민이 지켜보지 않는 것은 부분적인 정치불신도 있겠으나 대개는 정치권에 대한 신뢰때문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우리의 경우 의원들의 PR 이용 등 부작용 등이 우려되지만 국민들의 의식수준으로 볼 때 얼마든지 판별,평가할 수 있는만큼 하루빨리 국회법을 개정,각급 중요회의를 국민에게 낱낱이 보여줘야 한다. 다만 미국처럼 전담C­TV(케이블 TV)사를 설립하여 각 방송이 배급받는 방식과 장차 UHF 등의 채널을 고정활용하는 문제는 기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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