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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불신/이영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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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불신/이영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1.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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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회선거가 목전에 다가온 지금 『지자제가 무엇인지를 아는 유권자가 별로 없다』고 주장한다면,대다수 사람들은 『설마』하며 일소에 부칠 것이다.그러나 최근 실시된 한국일보·MBC의 공동여론조사 결과,「기초의회 기능을 잘 모른다」는 응답이 67%나 돼 「설마」가 사실임이 입증되고 말았다.

이 여론조사 결과는 의외라는 수준을 넘어선 충격이었으며,그 동안 지자제 실시를 둘러싸고 이루어진 정파간 협상,토론 등이 다수국민과는 유리된 채 진행됐음을 반증하고 있다.

또한 지자제만 실시되면 민주주의가 만개할 것으로 단정하던 사회분위기가 사실 「잔치이유도 모르고 춤춘 격」으로 평가절하되게 된 것이다.

주변정황을 거두절미하고 이 결과의 책임소재를 따진다면,물론 유권자 자신들의 무관심이 일차적인 귀책사유임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정치관심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지경인 우리 국민들이 67%라는 몰관심에 매몰돼 있다면,그 저변을 되새김질 해볼 필요가 있을것이다.

정치적 무관심의 원인에 대해 이번 여론조사는 「정치불신」(58%),「지자제 내용을 잘 몰라」(21%),「후보자질 미달」(12%)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 결과는 국민다수가 정치판을 쳐다보기 싫어서 그 내용물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 동안 여야가 밀고 당겼던 동시 및 분리선거여부,소선거구 및 중선거구 여부 등 정치권의 시비들이 과연 민주주의의 활착을 위한 것이었는지를 돌이켜 보면 대부분 사람들은 『아니오』라고 단언할 것이다.

일각은 뇌물외유,수서사건 등으로 곪아 터져나오고,또다른 일각은 갖가지 명분 아래 정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지자제 문제를 주물럭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에 대한 외면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일이 터질 때마다 자성을 외친 정치권이지만 그것이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았음을 이번 조사결과가 극명하게 보여준다. 정치권은 그야말로 이번 지자제 선거를 계기로 국민들의 정치불신을 치유하기 위해 정신차리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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