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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세 확장」 바쁜걸음/신당과 통합·김 총재 “호남방문”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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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세 확장」 바쁜걸음/신당과 통합·김 총재 “호남방문” 배경

입력
1991.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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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분리선거 「성과」에 초조감/체제일신후 광역서 승부 노려/호남 수성·취약지 만회수○…평민당의 지자제선거와 향후 정국운용전략이 상당부분 수정돼가고 있는 것 같다. 선거가 한창 진행중인 데도 투자의 효율성을 감안해 기초의회선거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 완연하더니 범야신당을 표방하고 나선 신민주연합(가칭)과 다가올 광역의회선거에 대비해 통합을 바짝 서두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김대중 총재가 자제키로 했던 호남지역 지원방문을 번복하는 등 기초의회선거 결과에 적색경보를 발하고 있다.

평민당은 원래 지난 9일의 보라매공원대회를 기점으로 수서비리 폭로를 고리로 한 전국 순회집회를 열어 이번 선거전을 수서로 뒤엎는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보라매대회가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여기에 정당의 선거관여를 보는 부정적 여론까지 겹쳐 장외공세를 대폭 축소키로 하는 등 평민당은 전략을 변경해야만 했다.

평민당 주장대로라도 4천3백4명의 정수 중 35%에 해당하는 1천5백24명밖에 지원후보를 결정하지 못해 설사 거의 전원이 당선된다 하더라도 30%선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선거분위기마저 극도로 위축됐고 선거전이 진행될수록 평민당측 후보들의 한계성이 부각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는 평민당의 아성인 호남지역에서 마저 간단치 않는 도전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평민당은 이를 선거분위기를 위축시키는 「동토선거」에다가 여권이 프리미엄을 공공연하게 활용하는 관권선거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어쨌든 현실은 현실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유야 어디에 있든지 간에 여권의 분리선거 강행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만큼 이에 상응한 대응책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평민당이 23일 발기인대회를 갖고 창당준비위를 구성해 사실상의 정당이 된 신민당과 4월중 통합을 결정한 것도 이 같은 대응책의 일환.

신민당은 출범 때부터 친평민 성향이라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에 시간을 끌며 당 대 당 대등통합의 모양새를 갖춰 보았자 별로 득될 게 없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오히려 평민당은 어차피 한바탕 승부처가 될 광역의회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체제정비의 모습을 보여줘야만 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평민당은 신민당과의 통합을 취약지역인 영남과 충청 및 강원지방에서의 세보강의 계기로 삼아 정당공천이 허용되고 본격적인 정당개입의 장이 되는 광역의회선거에서 또 한 차례의 도전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야권신장의 구체적 통합방식에 대해서는 ▲평민당을 해체학 신민당에 합류하거나 ▲두 당을 모두 해체하고 새 당을 만드는 방안과 ▲평민당이 신민당에 흡수되거나 신민당이 평민당에 흡수되는 방안 등 여러 방법이 검토되었으나 최종 결론은 흡수통합 쪽으로 났다.

즉,형식은 평민당이 신민당의 당명을 수용해 신민당의 「체면」을 살려주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신민당이 평민당에 그대로 흡수되는 방안이다.

평민당 해체는 어차피 신민당 일색인 야권신당 창당을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기회비용 지불인 데다 정당의 권리의무 승계 및 정치자금 배분문제 등에 있어 감내해야만 할 손해가 필요이상으로 많다는 현실적인 배려 등이 흡수통합을 결정케 한 요인들이다.

○…23일의 신민당 발기대회에는 모두 4천여 명의 발기인이 동참하고 평민당이 지니고 있는 지역적 한계성을 보완하기 위해 비호남인사가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통합 후의 조직강화 과정에서도 비호남권의 많은 부분을 신민당에 대폭 할양할 것이라는 얘기이다.

이와 함께 당지도체제도 김대중 총재를 정점으로 하되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하고 당의 문호도 대폭 개방,수권정당을 표방하며 계속적인 세 확장을 시도해 나간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신민당과의 통합을 계기로 지난해 사퇴정국 때 실패한 야권통합에 대한 당내외의 요구를 부분수용하는 한편 평민당이 지니고 있는 지역적 문제 등 여러 부분의 한계를 극복해 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능성의 첫 시험대를 광역의회선거에서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야권신당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많은 장애물들이 있는 것도 사실.

우선 두 당의 통합으로 재야는 사실상 형해화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야권이 친평민과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비평민으로 확연히 갈라설 위험마저 있다.

김 총재는 신민당을 중심으로 세를 보강해 상대적 열세에 있는 민주당을 무력화시킨다는 계획이지만 이 과정에서 또다시 야권통합 주장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종로5가」와 친평민 성향의 재야세력이 주축이 된 친민당이 제도권 정당으로 돌아와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낼지도 미지수이다.<이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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