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인상등 기대심리 자극… 주민 담합도 한몫/연립주택은 미분양 속출 기현상… 공급 크게 늘어○…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아 아파트가격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주택제도 개선방침이 전해지면서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부분적으로 호가만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연말 이후 약보합세를 지속한 서울지역의 아파트는 설날을 전후로 적지 않은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으나 3월 들어 공공요금 인상,수서파동,지방자치제선거 등으로 환물심리가 자극받으면서 매물은 자취를 감추고 집값 올려 부르기 현상만 점차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서파문 이후 정부가 전반적인 주택제도의 개선작업에 착수한 이후 주택제도가 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중대형 아파트는 물론 소형 아파트까지 호가상승바람이 서서히 일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에서도 빌라나 연립주택은 성수기를 맞았는데도 미분양사태가 속출하는 기현상을 빚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의 아파트 가격이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도 호가가 상승하는 것은 주택공급규칙의 강화 및 분양가 인상 등의 소문으로 아파트 소유자들에게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갖게 한 반면 수요자들은 신도시 지역에서의 20배수청약 제한으로 장기청약자들에게 청약의 기회가 넓어진데다 현재 아파트가격 자체가 너무 올라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아파트 가격 호가상승현상은 아직은 수도권 전지역의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정부의 주택제도 개선방안이 발표되면 넓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전망이다. 아파트 값이 수그러들만 하면 그때마다 정부가 자율화니 분양가 인상이니 청약제도변경이니 하며 주택실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아파트값을 올려놓던 좋지 않은 관례가 올 봄에도 되풀이 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지역의 경우 아파트 시세를 선도하는 강남지역의 아파트에서 호가상승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지역 중에서도 개포동·대치동·압구정동과 강동구의 길동·명일동 등지의 아파트호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48평형의 경우 2월의 5억7천만원에서 최근엔 6억원으로 호가 돼 3천만원 가량 상승했고 개포동의 우성 3차 56평형의 경우 6억8천만원에서 7억원으로 2천만원이 상승하는 등 40평 이상의 아파트가 대개 1천만∼3천만원 가량 호가가 올랐다.
최근에는 호가상승 현상이 중소형 평수의 아파트로 번져 30평 전후의 아파트호가가 5백만∼2천만원 가까이 올랐다.
○…이 같은 호가상승 현상은 아파트 주민들의 담합으로 더욱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문정동 H아파트의 경우 주민들이 32평형 아파트를 3억4백만원 이상이 아니면 팔지 않기로 담합,호가를 5천만원 이상 올려 놓았는 데 이 가격 이하로 매매를 알선하는 부동산중개업소에는 매물을 내놓지 않는 등 집값 올리기에 공동전선을 펴기도 한다는 것. 개포동의 H,K아파트의 경우도 반상회를 통한 가격담합으로 호가가 2천만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쌍문동의 S아파트에 당첨된 회사원 이 모씨(38)는 살고 있던 길동의 32평형 아파트를 팔려다 지난 연말보다 호가가 2천만원 이상 오른 것을 알고는 다시 매매시기를 늦추기로 했는 데 이처럼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았던 사람들도 호가상승바람에 매물을 회수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하철착공 및 지역개발소문으로 지난 2개월 동안 폭등이라고 할 만큼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요가 몰렸던 강동지역의 아파트는 3월 들어 상승기세가 다소 꺾였으나 그 동안에 워낙 큰 폭으로 올라버려 수요가 거의 끊겼는데도 호가상승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고덕동의 11평아파트를 팔면 미금시의 30평대의 아파트를 사고도 남을 정도라는 것.
그러나 강남구의 논현동·도곡동·삼성동과 강동구의 성내동·암사동 등과 강서구·관악구·구로구와 강북지역의 아파트는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빌라 및 연립주택은 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미분양사태가 속출,주택업자들이 신문광고를 내고 광고전단을 뿌리는 등 분양분위기를 돋우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강북지역의 연립주택 밀집지역인 구기동·평창동 일대뿐만 아니라 강남지역과 안양·부천 등 수도권 일대의 연립주택들이 대부분 완공을 하고도 미분양이 많아 주택업자가 주택대금의 일부를 융자해 주면서까지 분양에 나서고 있다.
빌라와 연립주택이 안 팔리는 것은 다가구·다세대주택 건축규제가 완화돼 공급이 폭발적으로 는데다 아파트에 비해 투자가치가 적어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방민준 기자>방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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