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전후 식수도 모자란데…” 빈축가구들이 새로 도착하고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다시 매달렸으며 일꾼들이 새로 시폰 커튼감을 재단하느라 일요일에도 바삐 손을 놀리고 있다.
화려한 비얀궁. 쿠웨이트 수장 알 사바 왕의 궁전을 새 단장하는 데는 아낄 것이 없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아직도 물과 전력부족으로 고생하고 있는 일부 쿠웨이트 시민들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이곳에 있는 모든 물건들은 최고급 중 최고급의 것이지요. 모든 것을 이라크 침공 이전의 상태로 회복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미 육군 공병대를 돕고 있는 쿠웨이트의 젊은 건축기사 왈리드·알·메슈리의 말이다.
최고급품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품목 가운데는 금도금한 화장실 휴지용기,정교하게 다듬은 대리석 세면대,수정 재떨이,육중한 참나무 문,방탄 유리,시폰 휘장 등이 들어 있다. 『쿠웨이트를 유린한 이라크군은 아마도 여성용 옷감으로 왕궁의 휘장을 뜯어간 것 같다』고 알·메슈리씨는 전한다.
쿠웨이트는 이라크 침공 이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의 하나였고 생활이 풍족한 쿠웨이트인들은 자베드·알·아메드·알 사바 왕의 호화생활을 자랑거리로 여겼었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은 대부분 지역에서 물,전기 등 국민생활의 기본 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가 파손된 왕궁을 복구하는 데는 그처럼 능률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데 분노를 느끼고 있다.
노천시장에서 식품을 사려고 기다리던 음악인 할레드·알·할디는 『화가 나지만 어쩌겠어요. 식품·물·전기 모든 것이 부족해요』라고 불평한다.
시민들이 물공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동안 왕궁 중심부에 자리잡은 거대한 분수의 계단에는 폭포처럼 물줄기가 쏟아진다. 왕궁은 나란히 늘어선 똑같은 대리석 건물들 18동과 회의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을 7백60ℓ나 채울 수 있는 이 저수지는 시 수돗물로 채워지고 있다고 왕궁 복구작업에 참여한 미 공병대의 웨인·어바인은 귀띔한다.
또 에어컨을 가동시키는 데 충분한 왕궁의 전력은 거대한 발전기 3기가 공급되고 있다.
이라크 점령기간중 저항운동에 가담했던 전직 언론인인 파이잘·알·마라주크는 각료들의 집에는 불이 켜져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쿠웨이트 ap="연합">쿠웨이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