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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 언론등에 비춰진 패전후 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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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 언론등에 비춰진 패전후 이라크

입력
1991.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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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곳곳 장악… 후세인 몰락 눈앞에”/무정부 상태서 전투중/「제2레바논」 우려까지/미 대체세력 형성때까지 계속 방관할 듯걸프전이 끝난 지 20일이 지난 현재 이라크의 내부사정은 어떤 상황인가. 후세인 대통령은 전쟁중에도 입국을 허용했던 서방기자들을 모두 내쫓아버려,이라크의 반정부군의 활동상황과 후세인의 권력기반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패전 후 이라크 곳곳에서 반정부군이 후세인 정권을 위협하는 것만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반군세력은 수도 바그다드에서 불과 20㎞ 떨어진 지역까지 접근해 있으며 북부지역 대부분 등 많은 지역을 장악한 채 전국적으로 전투를 계속중이라고 이라크 반군단체들과 이란 등 주변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미 국무부도 쿠르드족 반군들이 북부 쿠르디스탄의 많은 지역을 장악하고 있으며 남부지역에서도 소요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쿠르드족의 한 대변인은 17일 이라크내 쿠르드족지역에서만도 이라크 정부군 10만여 명이 반군측에 가담했으며 쿠르디스탄의 95%가 반군에 장악됐다고 주장했다.

남부지역에서도 반군과 친후세인군과의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반군들은 부바이르,타누마,아불,카시브 등을 장악하고 있다고 이란의 IRNA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이라크내의 반정부소요사태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고 있는지는 대부분의 외국기자들이 추방된 상태여서 반군단체의 주장과 인접 아랍국들의 단편적 보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나 지난 16일 후세인 대통령의 대국민연설을 통해 그 위기의 심각성을 읽을 수 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이라크는 「제2의 레바논」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대폭적인 내각개편과 다당제 실시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민주화조치를 단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같은 연설이 후세인 스스로 「제2의 레바논화」 우려를 반증하는 단서가 되고 있으며 이라크내 무정부상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다당제 실시약속을 통해 반정부세력을 회유해야 할 정도로 후세인의 권력기반이 약화된 것이라고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후세인의 정치적 수명에 대해서는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는 주장에서부터 『최소한 금년말까지는 지탱할 것이다』라는 등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우디에 망명중인 이라크 반정단체의 지도자인 전 이라크군 장성 하산·알·나키브는 18일 기자회견에서 『반군이 현재 이라크도시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후세인이 권좌에 머무를 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제임스·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17일 『내가 방문했던 중동의 관리들 중에는 후세인이 지금부터 8개월 이상 정권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으나 자신의 견해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마땅한 집권세력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후세인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부시행정부는 후세인 정권이 수 일 또는 수 주일 안에 무너지기를 바라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 분석이다.

부시 행정부는 궁극적으로 후세인의 축출을 바라고는 있지만 일시적인 힘의 공백이 생길 경우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미적인 시아파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남서부에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켜놓고 후세인에 대해 반군세력 진압에 군용기를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등 옴쭉달싹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라크 정부군이 반정세력에 대해 헬기공격을 자행했음에도 방관하는 태도를 보인 데서 미군측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이와 관련 뉴욕 타임스지가 18일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보도한 『부시 행정부는 후세인이 금년말까지 권좌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예상 아래 각종 중동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내용은 후세인의 장래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 신문은 이어 『부시 행정부는 후세인을 대체할 이라크의 새 지도자가 과연 미국에 대해 후세인보다 우호적일 것인가 여부에 자신을 갖고 있지 못하며 후세인 다음의 집권자 혹은 집권세력으로 어느 인물,어느 정파가 마땅한지 아직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미국은 이라크 반정세력내에 후세인을 대신할 만한 보다 온건한 인물 또는 정치세력이 부상할 때까지는 후세인 정권의 존속을 방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일단 대체집권세력이 부상되면 각종 유엔의 제재와 전쟁배상압력 등 후세인 정권에 대한 미국의 목죄기가 본격화되고 후세인은 권좌를 지탱못할 것으로 보인다.<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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