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 폭로… 특수기관원 대량배치 감시북한이 지난 60년대부터 소련의 극동지역인 하바로프스크에서 소련측과 공동으로 임업사업을 해오면서 북한근로자들의 탈출이 계속되자 비밀기관인 사회안전부 요원들을 대량 배치,임업사업소내에 특별감옥을 만든 후 이들 도망자들을 잡아 고문하거나 처형해온 사실이 소련언론에 의해 폭로됐다.
소련의 개혁파 주간지 모스크바뉴스지는 17일자에 북한의 소련 영토내 감옥이 하바로프스크내 체그도민이라는 마을에 있으며 소련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아 이 감옥의 존재사실이 소련내에서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주간지는 하바로프스크 특파원인 스타니슬라브·그루치노프 기자가 쓴 「체크도민의 감옥」이라는 기사에서 이곳을 탈출한 북한 근로자 1명,북한 고위간부로 근무하다 지금은 소련에 거주하고 있는 익명의 북한인,현지 소련관리들의 생생한 증언 등을 통해 이 비밀감옥 운영실태를 낱낱이 폭로했다.
더구나 북한의 사회안전부 요원이 소련 영토내에 배치돼 전혀 제한을 받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 것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고 이 주간지는 지적했다.
이 주간지는 북한의 임업사무소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중 매년 50∼60명 정도가 소련에서 살기 위해 탈출했으며 이 때문에 이들을 추적,체포하기 위해 북한의 특별조직이 배치됐고 이들 요원들은 소련에서 결혼해 아이까지 낳고 살고 있는 도망자들을 끝까지 추적,강제로 송환했다고 보도했다.(파벨·그리센코 증언,74년 당시 이 지역 출입국 사무소장).
비밀감옥은 북한 임업사무소내 제일 먼 구석에 있는 1층 목재건물로서 출입구에는 경비대 근무실이 설치돼 있고 감옥의 주변과 내부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감방 하나에 10∼15명씩 갇혀 있었다고 전했다(빅토르·레스코프,87년 여름부터 이 지역 소방서장).
또 감옥내 작은 감방은 총살형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며,경비병들(북한 사회안전부 요원)은 투옥된 사람들을 마구 구타하거나 고문한다고 폭로했다.(한철길,87년 6월부터 89년 9월까지 체그도민에서 일하다 도망친 북한 근로자).
더욱이 체그도민을 가로지르는 하천에서 폭력의 흔적이 역력한 시체가 떠오르기도 했으며 김일성에 순종하지 않는 많은 근로자들이 처형되거나 행방불명됐다는 것이다(익명의 전직 북한 간부).
북한 사회안전부의 이같은 활동은 극동지역뿐 아니라 모스크바에서도 활발히 전개됐다고 익명의 북한 전직 간부는 증언했다. 그는 소련공산당 2차대회가 끝난 지난 56년 이후 모스크바에 유학중인 북한대학생들이 김일성 개인숭배에 강한 의심을 제기하자 북한은 특수요원을 외교사절로 가장,모스크바에 특파해 많은 유학생들을 불법으로 잡아갔다고 털어놓았다.
이 중 한 학생은 기숙사에서 이들 요원들에게 포승으로 묶인 채 모종의 주사를 맞고 구타당하다 납치 직전 간신히 탈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60년대부터 소·북한간 협정에 따라 하바로프스크 일대에서 공동으로 벌목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북한근로자수는 1만1천명 정도다.
양국간 임업사업은 그 동안 두 나라 관계변화에 따라 중단되기도 했는데 올 봄에 다시 계약을 연장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체그도민지역에서는 소·북한간 임업계약을 파기하라는 삐라가 대량으로 나붙고 있으며 국립자연보호위원회도 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계약연장을 하지 말도록 당국에 요구하고 있는 등 유동적인 상태다.<모스크바=연합>모스크바=연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