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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연설회 이틀째 이모저모(3·26 표밭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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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연설회 이틀째 이모저모(3·26 표밭현장)

입력
1991.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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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번 ○○○” 두 후보 1분만에 끝/등단 때 이석 청중 향해 “동네사람 아니다”/「부녀자 연쇄피살」 화성 「치안」 공통메뉴로/여성 후보 3명 “남성 정치판 썩었다” 성토/제한시간 넘기자 유행가 틀어 유세 제지○…하오 2시 종묘 앞 공원에서 열린 종로 3·4가동 합동연설회에는 1백50여 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두 명의 입후보자가 나와 지역개발 등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

첫번째로 등단한 나재암 후보(46·개인사업)는 『엄청난 세금을 내면서도 혜택은 없었다』며 『뽑아주면 포클레인처럼 일하겠다』고 했고 이어 김영하 후보(52·요식업)는 『새마을운동 초창기부터 이 지역을 위해 일해왔다』며 자신의 연고를 들어 지지를 요청.

이날 나 후보 연설 직후 지지자들이 빠져나가 청중이 절반인 70여 명으로 줄자 김 후보는 『지금 나간 사람은 우리 동네 사람이 아니다』며 『5공식 수법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대갈.

○지원경쟁이 더 눈길

○…진눈깨비가 짖궂게 내리는 가운데 열린 성북구 정릉4등 합동연설회는 청중이 모이지 않아 예정시간보다 30분 늦은 상오 10시30분께부터 지각 가동.

민자·평민·친여계·순수 무소속 등 후보자 4명의 출신성분이 각각 달라 치열한 유세대결이 예상됐으나 4후보의 가족 운동원 소속정당원 선거관련 직원 등을 포함해 겨우 2백명 남짓한 청중 때문인지 썰렁한 분위기.

후보자들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탓인지 20분으로 허용된 연설시간을 다 채운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이 하나같이 짧게는 5분,길어야 15분 만에 서둘러 연설을 끝마쳐 4명 후보의 전체소요시간이 1시간도 채 안 걸린 미니연설회.

이같은 맥빠진 분위기와는 달리 이들 후보들 배후지원세력들간의 지원경쟁이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

민자당의 김정례 위원장(64)과 평민당의 설훈 위원장(38)은 약속이나 한 듯이 『내 지역구에서 열리는 첫유세라서 인사나 할까 하고 나왔다』고 했으나 주민들은 자당계 후보의 측면지원차 나온 것으로 이해.

○…3명의 여성 후보를 포함,6명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양천구 신정6동 합동연설회장은 1백여 명도 채 안 되는 청중이 참석,그나마 선관위관계자나 각 후보운동원 가족을 빼면 순수청중은 20여 명 정도.

3명의 여성 후보들은 한결같이 남성 위주의 정치현실에다 비판의 초점을 맞추어 눈길.

조영희 후보(39)는 『기존의 남성 위주 정치판은 낡고 부패해 새로운 지자제시대는 정서가 풍부한 여성이 주도해야 한다』고 했고 조영옥 후보(44)는 『강부자 같은 신정6동의 맏며느리가 되겠다』,우복자 후보(49)는 『남자들만 모인 데서 뭐 제대로 되는 일 보았느냐』며 여성 청중들의 표를 겨냥.

○“무소속이 더 낫다”

○…5명의 후보가 출마,2.5 대 1로 서대문구에서 제일 높은 경쟁률을 보인 홍제3동 연설회장은 2백여 명의 청중이 참석.

민자·평민당계와 무소속 1명인 이들 세 후보들은 이 지역의 숙원사업인 홍제천 복개공사를 한결같이 강조.

특히 2명의 여성 후보 중 어느 정당배경도 갖지 않은 최 모 후보(47)는 『비록 상대후보들이 정당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동네발전을 위해서는 오히려 정당배경을 갖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순수무소속인 자신을 뽑아주도록 호소.

○…서울지역 첫유세로 관심을 모았던 중구 태평로1가동의 합동연설회에서 친여성향인 이 모 후보(62)는 15분 여의 연설에서 정치적인 문제는 언급을 삼간 채 주민민원사항 등 순수지역문제에 치중. 이씨는 그러나 자신의 연설을 끝낸 뒤 상대후보의 정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지지자들과 함께 퇴장해버려 눈총.

이에 비해 평민당 지구당 청년부장 출신인 김 모 후보(41)는 20여 분 연설의 절반을 여당 공격에 할애해 정치적인 색채를 강하게 표출. 김씨는 정치공세에 치중하느라 후반부의 정책사항은 준비한 것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는 등 군데군데 「허점」을 보여 출마 자체가 급조된 듯한 인상.<서울>

○…상오 10시 경남 마산시 회성동 내서국교에서 열릴 예정이던 합동연설회는 두 후보지지자 60∼70명을 빼면 순수청중이 20∼30명밖에 안 되자 김남현(48) 서병룡(38) 두 후보는 즉석에서 이날 연설회를 18일로 연기키로 합의하고 취소하는 해프닝을 연출.

이에 대해 경남도 선관위측은 『합동연설회를 후보자간의 일방적인 합의로 연기할 수 없고 따라서 두 후보는 연설기회를 한차례 상실하게 된 것』이라고 유권해석.<마산>

○“진짜 토박이” 설전

○…구미시 형곡공원부지에서 열린 형곡동 선거구 합동연설회는 토박이 논쟁이 벌어져 이채.

3백여 명의 청중이 모인 합동연설회에서 김은홍 후보(40)는 자신은 이 마을에서 소먹이고 풀베던 토박이임을 강조하고 미국에서 벌인 사업도 팽개치고 고향을 위해 일하기 위해 귀국,입후보하게 됐다고 출마경위를 설명하고 『부동산 졸부를 뽑지 말자』고 호소.

윤영길 후보(47)는 『나는 태어나 아직 구미를 떠나본 적이 없다』며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 시의원에 지나친 기대와 환상을 가지고 입후보했다면 큰 잘못』이라고 김 후보를 공격.

또 박영환 후보(54)는 『형곡 출신도 아니면서 난데없이 나타나 표를 달라는 사람에게는 한 표도 던지지 말아 달라』며 역시 토박이임을 강조하고 『어디가서든지 바른소리 잘하는 나를 시의회에 보내 달라』고 호소.<대구>

○…부녀자 연쇄피살사건으로 주민들이 떨고 있는 경기 화성군 태안읍 병점국교 운동장에서 열린 태안읍 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는 치안문제가 후보자들의 공통메뉴.

우호태 후보(32)는 『민생치안 문제를 해결,마을부녀자들이 마음놓고 살 수 있게 만들겠다』고 역설했고 김종렬 후보(41)는 『른 후보들이 엉뚱한 공약사업을 남발하고 있다』고 힐난하고 『가능한 일들을 찾아 지역 어른들과 상의하는 지방의원이 되겠다』며 한표를 호소.<수원>

○…함평군 나산면 나산국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는 5백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세 후보자들의 연설을 경청.

이날 첫 합동연설회는 지난 14일 세 후보들이 함평군 선관위를 방문,연설회 취소를 통보했다가 선관위측이 『주민들의 알 권리를 제약하는 행위』라고 반대하여 열렸는데 후보 모두가 나산국교의 동문이라는 것.

이날 조영음 후보(46)는 『주민들의 소리를 바르게 듣고 말하는 솔직한 심부름꾼이 되겠다』,평민당적을 가졌던 김경호 후보(58)는 『주경야독하는 자세로 면민을 위하겠다』,김광수 후보(53)도 『UR협상으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농촌이익을 대변하겠다』는 얘기로 지지를 호소.<함평>

○…부산 중구 보수2동과 해운대구 반여2동 합동연설회장에는 인근주민 1백∼1백50명이 모여 한산한 분위기.

보수2동 동사무소 앞에서 상오 11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김상곤 후보(53·상업)와 이종택 후보(57·인쇄업)가 서로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연설문 준비가 안 됐다』며 『기호 ×번 ○○○입니다』고 간단한 자신의 소개만 하고 연단을 내려와 두 후보의 합동연설은 꼭 1분 만에 종료.<부산>

○…1백50여 명의 청중들이 모인 가운데 임실읍 동중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은 정당배경을 놓고 설전. 친여권 한완수 후보(42)는 『말보다는 실천으로 임실땅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가꾸겠다』면서 임실천 개수공사,노인복지회관 건립,사료공장 유치 등을 공약.

평민당 부위원장인 변세만 후보(56)는 『중앙정치는 김대중 총재와 이 지역 출신인 홍영기 부총재에게 맡기고 임실의 살림은 나에게 맡겨 달라』고 강조.<전주>

○학생청중 동원 열기

○…부산 동구 수정5동 합동연설회장인 수성국교에는 이 학교 육성회장인 박상욱 후보(41)를 지지하는 어린이들이 몰려와 분위기 고조에 한몫. 30여 명의 학생들은 연설시작 전 연단 앞자리를 차지하고 박 후보가 박수를 유도할 때마다 열렬한 박수와 함께 『옳소 옳소』를 연호하다 박 후보가 연설을 끝내자 함께 퇴장.

○…부산 유일의 옥중후보 선거구인 동구 좌천2동 제1차 합동연설회는 하오 2시 동사무소 앞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정택송 후보(56·건축업)가 『상대후보가 옥중에 있는데 혼자서 무슨 연설을 하겠느냐』며 유세를 포기해 무산.

옥중 출마한 김성달 후보(56)는 좌천2동 주택조합장을 맡았다가 지난달 광개토건설 조합주택 사기분양사건과 관련,구속됐다.<부산>

○상오 사퇴 하오 번복

○…광주 북구 임동 선거구에 출마한 박형만 후보(56)는 서림국교 합동연설회장에서 정당의 선거개입을 개탄하면서 후보사퇴를 발표했다가 하오에 이를 번복.

이날 3명의 후보 가운데 맨마지막으로 등단한 박 후보는 3백여 명의 청중들이 앞서 연설한 평민당 소속 후보 2명과 함께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정당이 개입한 선거풍토에서 풀뿌리민주주의는 실현될 수 없다』며 사퇴를 표명.

박 후보는 그러나 이날 하오 1시께 『지역사회의 참된 일꾼이 되고자 출마한만큼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며 득표활동을 계속.

○…광주 동구 산수2동 선거구에 출마한 김형수 후보(49)는 충장동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20분의 연설제한시간을 초과하면서 연설을 계속하자 선관위가 갑자기 최신유행가를 틀어 온통 웃음바다가 되기도.

김 후보는 이날 제한시간을 넘기자 선관위측이 이를 알리는 종을 두 번 울렸으나 『1분만 더 하겠다』며 계속 연설,결국 선관위가 마이크를 껐는데도 그치지 않고 육성으로 계속하자 선관위측이 갑자기 라디오를 틀어 유행가를 나오게 했던 것.<광주>

○정부 농업정책 성토

○…제주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이날 하오 북제주군 애월읍 애월국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는 청중 7백여 명이 모여 의외의 높은 관심을 반영.

유세장 주변에는 윷판이 벌어지고 포장마차까지 등장,제법 선거분위기를 조성.

연설회에서 고승립 후보(36)는 『국민은 비리에 울고 주부는 밤길 공포에 떨고 농민은 UR태풍에 운다』,강인선 후보(40)는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60년대 대학나무가 탱자나무가 됐다』고 정부를 성토했고 김봉준 후보(40)는 『이번 첫선거의 단추를 잘 끼워야 지자제가 성공한다』며 지지를 호소.<제주>

○…10만여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는 반월공단이 위치한 안산시 공단동 선거구에는 계양전기 노조위원장 이명복씨(38)와 삼기기공의 노무 관리부장인 강창혁씨(37) 등 2명이 출마해 노사간 대결의 양상.

이같은 미묘한 상황을 감안한 탓인지 16일 하오 공단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첫번째 합동연설회에는 관할 안산경찰서 소속 기동대 1개 소대가 배치됐으며 배경순 서장까지 나와 돌발적인 상황에 대비.<안산>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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